“요즘 런던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굉장히 뜨거워요.”
영국의 인기 밴드 스웨이드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는 맷 오스먼(49)은 내달 내한공연을 앞두고 19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진짜 한국 음식을 먹어 보는 것”을 꼽았다.
스웨이드는 내달 12~14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2016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펜타포트)에 13일 공연 헤드라이너(간판급 출연자)로 출연한다. 스웨이드의 내한은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영국 밴드에게 한국은 분명 낯선 음악 시장이지만, 밴드는 한국 관객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다시 한국을 찾는다. 오스먼은 2013년 펜타포트에서의 공연을 언급하며 “그 해 우리 모든 공연을 통틀어 단연코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언급했다. 공연 때 비가 쏟아져 무대 옆 계곡에 물이 넘치고 관객들은 비에 홀딱 젖은 생쥐 꼴로 추위에 덜덜 떨었지만, 관객들이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겨 놀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오스먼은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던 관객을 잊을 수 없다”며 “공연은 환상적이었고 더 빨리 한국에 왔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무대”라고 강조했다.
1989년 결성된 스웨이드는 오아시스, 블러와 함께 1990년대 브리티시 모던 록의 전성기를 이끈 밴드다. 1993년 낸 데뷔 앨범 ‘스웨이드’를 내자마자 영국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2집 ‘독 맨 스타’(1994)와 ‘3집 ‘커밍 업’(1996) 등이 연달아 흥행하며 대중적인 성공까지 거머쥐며 영국 음악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글램록의 대부인 고 데이비드 보위의 영향을 받은 감각적인 멜로디에 읊조리는 듯 관능적이며 중성적인 보컬 브렛 엔더스의 개성 넘치는 목소리로 영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스웨이드는 멤버들의 불화 등으로 2003년 해체 했으나, 2010년 재결성해 같은 해 6집 ‘블러드스포츠’로 건재를 과시했다. 오스먼은 “해체를 겪고 재결성을 한 뒤엔 우리가 더 나은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체 후 밴드의 성장통에 의미를 두기도 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스웨이드가 지난 1월 낸 7집 ‘나이트 소우츠’ 발매 관련 투어 일환으로 성사됐다. 스웨이드는 새 앨범에서 상실과 가족 그리고 어른이 되는 공포 등을 주제로 감각적인 멜로디를 펼친다. 오스먼은 새 앨범 수록곡 중 ‘아웃사이더스’를 한국 관객들에게 공연에 앞서 들어볼 곡으로 추천했다. 그는 “이 곡은 이방인이 되는 것에 대한 찬사”라고 소개했다. 이 곡은 보컬인 앤더슨이 작사했다. 1967년 노동 계급 가정에서 태어나 공영주택에서 자란 앤더슨은 세상과의 단절에 대한 곡을 여럿 써왔다. 스웨이드 멤버로 오스먼이 바라는 건 “밴드의 음악이 사람들의 인생 속에 스며드는 것”이다.
“밴드를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사람들이 ‘결혼할 때 스웨이드 노래를 틀었어요’ ‘첫 키스를 할 때 당신의 노래를 틀었죠’ 같은 얘기를 할 때죠. 스웨이드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기억됐으면 좋겠어요.”(오스먼)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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