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핑기구 보고서서 언급된 인사…"자체 조사 실시할 것"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직적으로 도핑(금지약물 복용)을 했음을 보여주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보고서와 관련해 러시아가 보고서에서 언급된 주요 인사들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렸다.
러시아 당국은 그러나 WADA 보고서 내용에 대한 자체 조사를 벌일 것이며 이에 근거해 관련자들에 대한 최종 처벌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WADA 보고서에서 도핑에 개입한 것으로 언급된 체육계 인사 4명에 대해 추가로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체육부 장관 반(反)도핑문제 담당 보좌관 나탈리야 젤라노바, 체육부 과학교육국 부국장 아박 아발랸,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의학 및 과학·프로그램 실장 이리나 로디오노바, 러시아 선수단 훈련 센터 직원 알렉세이 벨리코드니 등이 징계 대상이 됐다.
WADA 보고서가 도핑 프로그램을 주도한 인사로 지목한 유리 나고르니흐 체육부 차관에 대해선 이미 전날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무트코 장관은 그러나 이들에 대한 징계는 잠정적인 것으로 WADA 보고서에 대한 자체 조사가 끝난 뒤 최종 징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한 징계 문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결정할 사항인데 아직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WADA 보고서에 자신에 대한 혐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WADA 보고서에 언급된 인사들을 정직시킬 것을 지시하면서 "이 인사들의 책임에 대한 최종적 결정을 내리기 위해 WADA 독립위원회가 좀 더 완전하고 객관적이며 사실에 근거한 정보들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그러면서 러시아 스포츠계 인사들에 대한 도핑 관련 혐의 보고서가 명성에 문제가 있는 한 인사의 증언에 기초해 작성됐다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출신으로 미국으로 망명해 러시아 체육계의 조직적 도핑 문제를 폭로한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를 염두에 둔 지적이었다. 러시아 당국은 로드첸코프가 현직에 있을 당시 미국으로부터 금지약물을 구매해 러시아 선수들에게 판매한 혐의가 있다며 그를 형사입건한 상태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대변인 블라디미르 마르킨도 WADA 보고서엔 증거로 뒷받침되는 구체적 자료가 없다며 국제 스포츠계의 더러운 싸움을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WADA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러시아축구협회장이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조직위원장, FIFA 집행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무트코 장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무트코의 이름이 WADA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해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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