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핑기구(WADA)가 18일(현지시간) 모든 러시아 선수의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부를 둔 WADA는 이날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러시아 선수들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도핑(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보여준 WADA 산하 독립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이같이 주문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WADA 대변인 벤 니콜라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WADA는 러시아의 문화가 바뀔 때까지 러시아 선수들이 리우 올리픽을 포함한 모든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니콜라스는 “WADA 독립위원회의 조사는 지금까지 스포츠계에서 있었던 가장 의도적이고 우려스러운 권력 악용 사실을 드러냈다”며 “30개 종목에 걸친 러시아의 도핑 시스템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더 이상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캐나다 법학 교수 리처드 맥라렌이 이끈 WADA 독립위원회는 약 2개월에 걸쳐 벌여온 러시아 선수들의 소치 올림픽 도핑 의혹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스포츠부와 러시아 선수단 훈련센터,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등이 도핑 프로그램을 지원한 증거를 찾아냈다”면서 “특히 스포츠부가 선수들의 소변 샘플 조작을 지시, 통제, 감독했다”고 밝혔다.
또 모스크바 도핑실험실이 2011년 말부터 2015년 8월까지 양성 반응을 보인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숨기는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이 종합 11위란 최악의 성적을 거둔 뒤부터 조직적 도핑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라렌 교수는 “보고서 내용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내용이 알려진 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스포츠 통합과 올림픽 대회에 대한 충격적이고 유례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IOC는 19일 비상 전화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WADA 독립위원회는 앞서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 산하 모스크바실험실 소장 출신 그리고리 로드첸코프가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폭로한 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신변 위협으로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로드첸코프는 지난 5월 중순 뉴욕타임스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인 도핑으로 러시아 선수들이 소치 올림픽에서 최소 15개의 메달을 땄으며,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수법까지 썼다고 주장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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