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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This too shall pass.(이 또한 지나가리라)

입력
2016.07.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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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0개 주는 각기 motto가 있고 slogan도 있다. 20여 개 주가 라틴어 표현을 고어체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20여 개 주는 쉬운 영어 표현을 사용한다. 학교나 직장은 물론 각 가정에도 명언을 철학으로 삼는 school motto나 family motto가 있다. 그런데 뉴욕주의 경우 state motto가 Excelsior!인데 이는 라틴어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것이고 ‘Ever Upward!’(항상 위를 향하여)의 뜻인데 이를 기억하는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영원 불변의 멋진 말을 인간의 욕망으로 만든 경우가 있다. 페르시안의 이슬람 수피교도(Persian Sufi) 시인들이 남긴 기록을 보면 당시 강력한 왕이 현명한 사람들을 모아 왕이 슬프거나 울적할 때 기분을 좋게 하는 반지(ring)를 만들도록 했다고 한다. 이들은 고민 끝에 왕에게 비교적 단순한 반지를 건네 주면서 거기에 ‘This too will pass’라는 의미의 문구를 써넣었다. 놀랍게도 그 효과가 좋았고 이런 얘기는 유대인의 전설이나 설화에도 쓰이면서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This too shall pass’도 그 배경을 보면 1800년대 전반기에 서양에서 나돌던 ‘동양의 군주’ 얘기를 작가나 시인들이 인용한 것인데 Solomon’s Seal에 소개된 것을 보면 ‘This too will pass away’ 어구가 쓰였고 나중에 링컨 대통령도 당선되기 전에 이 말을 곧잘 인용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일설에 의하면 동양의 군주가 ‘영원 불멸의 명구’ 하나를 만들어 오라고 하달하였는데 현자들이 건넨 말은 ‘And this, too, shall pass away’였다고 한다. 그것을 부적에 쓰는 명구로 사용하든 철학이나 위로의 언어로 사용하든 시대를 넘으며 지금도 의미 있게 쓰이는 셈이다.

또 다른 명언에는 영화로도 유명해진 Carpe Diem이다. 로마의 시인 Horace가 그의 작품 Odes에서 사용한 이 말은 ‘Seize the day’의 뜻이고 ‘오늘을 잡으라’는 이 메시지는 하루 하루를 헛되이 살지 말고 의미 있게 살라는 복합적인 뜻이다. 이 말은 라틴어 시대에 나돌던 Memento Mori(=Remember that you have to die)를 연상시키고 현대판 슬로건 ‘You only live once’(=YOLO!)와 연결된다. 또 다른 라틴어 표현 중에는 ‘Thus passes the glory of the world’가 있다. ‘세상사 잠깐’이라는 철학적 의미인데, 알렉산더 대왕의 즉위식에도 쓰였고 교황 즉위식에서도 ‘Holy Father, so passes worldly glory!’가 쓰인 기록이 있다. 요즘에는 ‘This too shall pass’ 끝에 ‘just like a kidney stone’을 덧붙이기도 하고 ‘Take one day at a time’같은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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