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종교개혁 500주년기념토론회

19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종교개혁500주년기념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한국 교회에는 좋은 신자는 있는데, 좋은 시민은 없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뼈저리게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양현혜 이화여대 교수)

교회사 전문가들이 한국교회의 발자취와 현실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19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특별위원회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다. 토론은 내년으로 다가온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미래를 향한 첫 걸음, 기억과 반성’을 주제로 한국교회 역사와 현 세태를 비판적으로 돌아본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양현혜 교수, 최태육 예수님의 교회 담임목사, 감리교역사와신학연구소장인 성백걸 백석대 교수가 참석했다.

각각 다른 현대사의 시기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지적한 것은 한국교회가 쌓아온 배타성이다. 양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일본의 식민 지배로 민족정체성을 보호할 최소한의 틀인 국가가 붕괴된 상태에서 기독교가 전래됐고 이 과정에서 기독교회는 일본을 통하지 않고 세계와 소통할 유일한 창구이자 서구 자본주의 문명의 힘 그 자체로 혼동됐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혼돈된 인식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타자를 악마화하고 자기교파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특징이 드러난다”고 우려했다.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태도는 일제가 태평양 전쟁 시기 유포한 ‘성전론’에도 일부 뿌리를 둔다는 것이 양 교수의 분석이다.

최 목사 역시 “세상을 진리와 거짓, 선과 악으로 구별 짓는 배타적 이원론이 냉전 시기 기독교인들에게 끼친 영향은 일부 교인들이 여순 사건 등에서 민간인 학살에까지 가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다른 집단을 부정적 타자로 분류하고 배제, 제거하려는 문화 우월주의적 입장이 계속된다면 이 독선에 대한 비판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동선보다 교회만의 성장에 천착하는 모습도 도마에 올랐다. 성 교수는 “민주화 이후 성장신학과 민중신학 등이 각각 자기 방면에서 활약한 뒤 새롭게 전개됐어야 할 신학운동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젊은 세대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며 “부익부 빈익빈, 생태계 위기, 살인적 거대소비 자본주의 시대에 요청되는 새 신학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신앙의 기운과 재산을 모두 건축에 쏟아 붓기보단 성장신학, 성장이데올로기의 한계를 넘어 이룰 새 도약을 고민하자”고 호소했다. 양 교수도 “개인의 구원과 사회의 구원을 양자택일 문제로 설정하고 마치 친일 청산, 통일 문제 등 사회 문제에 무관심해도 신앙만 있으면 된다는 듯 하기보단 시민적 공공성, 책임성, 연대성을 깨우는 방향으로 신앙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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