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뿐 아니라 아이 취향의 어른(키덜트)을 겨냥해 재미있는 장난감이나 소품, 캐릭터들을 상품에 끼워파는 이른바 '펀(Fun)' 마케팅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18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식품회사 페레로가 만든 초콜릿 제품 '킨더조이'는 지난해 5월 출시 후 약 4개월만인 9월부터 수입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겪었다.
공급 부족 현상은 올해 3~4월 가장 심했다가 최근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편의점 등에서 아무 때나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제품은 달걀 모양 포장에 초콜릿과 함께 초소형 장난감을 담고 있는데, 이 장난감을 종류별로 수집하려는 아이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구매에 대거 나서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편의점 씨유(CU)에서만 판매하는 오스트리아의 캔디 제조업체 페즈(PEZ)의 '캔디 디스펜서(3,500원)'도 뚜껑을 열 때마다 캔디가 하나씩 튀어나오는 디스펜서(배급기) 인기 덕에 '대박'을 터뜨린 상품이다. 스타워즈 등 다양한 캐릭터 컨셉의 디스펜서가 나올 때마다 키덜트 등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세계적 감자칩 브랜드 프링글스는 용기(통)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스피커'를 소비자들에게 선물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는 프링글스(110g) 6개를 구매한 뒤 각 제품 일련번호를 프링글스 웹사이트 이벤트 페이지에 입력하면 스피커를 무료로 받는다. 이 '파티 스피커'를 프링글스 원통형 캔에 끼우면 통이 스피커 우퍼 역할을 하면서 저음 등이 풍부해진다는 게 프링글스의 설명이다.
실용성을 갖춘 데다 소진될 까지 선착순으로 제공되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키덜트들은 앞다퉈 프링글스 진열대로 달려가고 있다.
식품업체뿐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키덜트 상품, 캐릭터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씨유는 국내 최대 블록 제조사 옥스퍼드와 함께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달리는 씨유', '빵구워씨유' 등 편의점을 형상화한 블록 시리즈 9가지를 내놨는데, 출시 때마다 1주일 안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한정판을 놓친 소비자들은 중고시장에서 웃돈을 얹어 구할 정도이다.
아울러 씨유는 지난 8일 롯데제과와 함께 캐릭터 유명 일본 캐릭터 '리락쿠마(リラックマ)' 콘셉의 세 가지 종류 빵을 출시했다. 리락쿠마는 '긴장완화·휴식'이라는 뜻의 영어 릴랙스(relax)와 일본어 '쿠마'(くま·곰)의 합성어로, 10년 넘게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들 빵에는 리락쿠마 특유의 동작과 표정을 담은 40가지 스티커 중 하나가 들어있어, 아이들뿐 아니라 키덜트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씨유는 기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비가 많은 장마철을 맞아 인기 캐릭터 '카카오 프렌즈(튜브·무지·피치·네오)'를 새겨넣은 네 종류의 3단 우산, 개그 방송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캐릭터 '개콘 프렌즈'를 담은 개콘 우유 등 캐릭터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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