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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사드 배치, 진박도 설득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 이해시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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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사드 배치, 진박도 설득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 이해시키나”

입력
2016.07.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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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드 배치 추진 과정서

국회와는 전혀 협의 안 해

함께 가야 사회적 갈등 비용 절감

개헌은 박 대통령 공약 중 하나

초심으로 돌아가 국회와 협력을

‘청문회 상설화법’ 입법화하고

국회선진화법 폐기해선 안 돼

대북관계 새로운 활로 찾아야

정부 도우려 6자 의회간 대화 제안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국회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개헌론을 강조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국회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개헌론을 강조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정세균 국회의장은 18일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것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소위 ‘진박’으로 불리는 분들도 설득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드처럼 매우 중요한 사안을 국민대표인 국회하고 의논해서 설득을 시키거나 이해를 구했어야지, 그런 절차를 생략한 채 서두르니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지금도 국회가 개헌을 얘기하면서 추가경정예산과 경제민주화 입법 등을 논의하고 있지 않느냐”며 “국정에는 여러 분야가 있는 만큼 각자 위치에서 맡은 일을 추진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회 차원의 해법이 있는가.

“정부가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국내외 당사자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지 않고, 국회하고도 전혀 협의하지 않는 것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는 단지 ‘통법부(通法府)’나 하라는 얘기인가.”

_사드 배치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사안이란 야권 주장에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비준 여부에 대한 양측 주장의 법적 근거는 모두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제가 정부 측이라면 이 정도 중대 사안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아 함께 가려고 하겠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고,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는 말이 있지 않나. 우리 정부가 혼자 빨리 가려고만 하지 말고, 국회와 같이 가면 훨씬 수월할 것이다.”

_정부의 사전 협의가 있었다면 국회는 흔쾌히 호응해 줬을까.

“지금은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인다고 되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국회와 협의를 거친다면 사회적 갈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입장에선 힘들고 성가시더라도 그게 현명한 방법이다.”

_제68주년 제헌절 경축사에서 ‘2년 이내 개헌’을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소극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개헌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다.(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약했다) 공약은 지켜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다수의 공약을 무시하고 있다. 개헌 논의를 한다고 해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하는 것도 아닌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국회와 협력하면서 개헌에 나서 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_개헌 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인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있지만, 제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개헌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 다만 현행 대통령제(5년 단임제)는 너무 제왕적 제도라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를 손 보는 것이 중요하지 4년 중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등 특정한 권력구조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_개헌론과 동시에 수도 이전과 국회의 세종시 분원 설치도 거론되고 있다.

“수도 이전을 위해선 국민동의를 얻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직은 선뜻 동의해 줄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개헌 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겠지만 무리하게 추진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국회 분원 설치는 수도 이전처럼 임팩트(충격)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용과 편익을 계산해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군은 1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가 배치된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찾은 국방부 취재진에게 레이더 전자파를 직접 측정한 결과도 공개하며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미군은 1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가 배치된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찾은 국방부 취재진에게 레이더 전자파를 직접 측정한 결과도 공개하며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_19대 국회 말에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개정 국회법(청문회 상설화법)은 20대 국회에서 재의할 수 있나.

“정기국회 전인 8월까지 가부간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 중이다. 재의를 요구하든지 새롭게 발의해야 하는데,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 법률적 검토를 통해 판단하려 한다. 여야 양측이 평행선만 걷는다면 결국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법안에 찬성하고, 국회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도 입법에 이르는 게 좋겠다. 다만 그 방법은 순리대로 하겠다.”

_19대부터 운용된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무용론도 적지 않은데.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식물국회’가 됐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야당에선 예산안 자동 상정에 따른 졸속 심사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저는 국회가 물리적 충돌의 장으로 가선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지난 4년간 시행해 봤으니 개정할 부분이 있다면 고치면 되는 일이지, 근본적으로 폐기해선 안 된다. 인내심을 갖고 여야가 대화와 타협하는 의회주의 정신을 살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_표류 중인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은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 1년 반이란 활동기간을 보장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특조위 구성한 다음부터 활동기간을 계산해야 하나는 것 아닌가. 특조위가 구성되지도 않았는데 1년 반이 지났다고 활동을 종료하라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_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당사국 의회간 대화를 제안하고 국회 대변인으로 대북관계 전문가를 임명한 배경이 따로 있나.

“남북협력은 어려워진 우리 경제의 돌파구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악화하고 있어 그런 얘기를 자제하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무조건 대북 제재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활로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도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6자회담의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회가 정부를 돕는 방안으로서 당사국 의회간 대화를 제안했다.”

_미국의 하원의장과도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나.

“저도 나서고 국회 내 다양한 의회간 친선협회들도 나서야 한다. 의원들에게 외교적 노력을 해보려고 독려할 작정이다.”

_대선주자들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많은 분에게서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 중에 마음에 와 닿는 분이 없다는 말씀을 자주 들었다. 그러나 저는 현재도 좋은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올바른 잣대로 세심하게 들여다 보면 괜찮은 후보들이 보일 것이다. 다만 사람도 중요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후보가 선택될 것이라 생각한다. 제일 똑똑하고 제일 훌륭한 사람보다 그 시대에 필요로 하는 분이 선택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뷰=이태규 정치부장 tglee@hankookilbo.com

정리=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3대 논란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최근 한 여고생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에 노력해 달라는 편지와 함께 보내준 인형을 가리키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도중 최근 한 여고생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에 노력해 달라는 편지와 함께 보내준 인형을 가리키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정세균(왼쪽 사진) 국회의장, 미군은 18일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포대를 국방부 취재진에 공개했다. 미군은 이날 레이더 전자파를 직접 측정한 결과도 공개하며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국방부 제공
정세균(왼쪽 사진) 국회의장, 미군은 18일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포대를 국방부 취재진에 공개했다. 미군은 이날 레이더 전자파를 직접 측정한 결과도 공개하며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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