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봉황’의 계절이 다가왔다. 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내달 3일 수원 KT위즈파크, 이천종합운동장 꿈의구장, 안산 배나물야구장에서 동시에 팡파르를 울리며 14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69개교는 1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체육관에서 감독자회의를 열고 조 추첨과 대진을 확정했다. 디펜딩 챔피언 경북고와 부산고가 1회전에서 맞붙어 긴장감이 넘친다.
1971년 첫 ‘플레이 볼’을 외친 봉황대기 고교야구는 40여년의 세월 동안 숱한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공주고)를 비롯해 이승엽(삼성ㆍ경북고), 박재홍(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ㆍ광주일고), 김동주(전 두산ㆍ배명고) 등이 이 무대를 통해 프로 구단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근에도 2008년 김상수(삼성ㆍ대구고)가 봉황대기에서 빼어난 기량을 뽐낸 뒤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2013년 프로야구 신인왕 이재학(NCㆍ대구고) 역시 2008년 봉황대기 우수 투수 출신이다. 올해 신인 최충연(19ㆍ삼성)과 박세진(19ㆍkt)도 지난해 봉황대기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봉황대기가 야구팬들에게 회자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앙 언론사 주최의 4개 고교야구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지역 예선 없이 전국의 모든 팀이 참가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고시엔’으로 불리며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고, 재일동포 선수들도 단일 팀으로 출전해 모국에 대한 사랑을 몸소 느꼈던 유서 깊은 대회다. 한국야구가 2006ㆍ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룬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봉황대기는 2010년 정부의 고교야구 주말리그 도입으로 인한 대회 축소 방침에 따라 제40회 대회를 끝으로 ‘사회인 야구’로 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교 야구팬들의 뜨거운 염원 속에 2013년 부활의 결실을 맺었다. 특히 지난해 4월로 시기가 앞당겨졌던 봉황대기는 재일동포 선수들까지 방학을 이용해 출전할 수 있었던 전통의 8월로 돌아와 그 역사를 되살렸다.
한국일보사와 대한야구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스포츠경제, 수원시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수도권 5개 구장에서 12일까지 예선과 16강을 치르고, 목동구장에서 8강,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결승 토너먼트를 벌여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가릴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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