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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손정의, IoT 업체에 35조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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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손정의, IoT 업체에 35조원 베팅

입력
2016.07.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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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기기 반도체 설계 英 ARM

소프트뱅크 사상 최고가로 인수

‘2020년 1조달러’ 시장에 기대

“투자 성공 여부 불확실” 지적도

최근 알리바바에 이어 슈퍼셀 지분까지 잇따라 매각하며 다음 투자처를 물색하던 손정의(59) 소프트뱅크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사물인터넷(IoT)을 낙점했다. 폭풍 성장이 예상되는 IoT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손 회장의 판단이 다시 한번 미래를 내다 본 혜안이 될 지 주목된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영국의 IoT 분야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을 234억파운드(약 35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중국 알리바바의 지분을 79억달러에, 핀란드의 게임개발 강소기업 슈퍼셀 지분을 90억달러에 처분했다. 이렇게 확보한 대규모 자금을 신사업 투자에 쏟은 셈이다. 이번 인수는 소프트뱅크 투자 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외신들은 강조했다.

손 회장은 ARM이 향후 IoT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확신을 갖고 통 큰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ARM은 현재 스마트폰을 포함해 IoT 기술로 연결 가능한 기기 등에 내장되는 칩을 설계하고 있다. 실제로 손 회장은 이날 “IoT가 제공하는 중요한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투자는 우리가 실행한 가장 중요한 인수 중 하나”라며 “ARM이 소프트뱅크 성장 전략의 핵심 기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30년 중점 사업으로 인공지능, 스마트 로봇과 함께 IoT를 꼽아온 손 회장은 오래 전부터 ARM의 기술을 탐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일찍이 세계 최대 칩 제조사인 인텔의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ARM의 지난해 매출은 10억파운드(약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기준으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삼성전자, 애플 등 기기 제조사로부터 칩 설계에 대한 사용료(로열티)를 받는 방식이어서 이익이 큰 편이다. 지난해 ARM 기술이 적용된 칩은 전년 대비 300만개 가량 늘어난 1,500여만개나 생산됐다. 이중 절반이 모바일 기기에 탑재됐다. 앞으로는 인터넷 서버와 자동차용 반도체, 가상현실기기 등으로도 영역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IoT 시장 규모는 2015년 3,000억달러에서 2020년 1조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28.8%에 달한다. 가전부터 빌딩, 교통, 유통까지 IoT로 연결 가능한 기기는 무수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이 IoT를 염두에 둔 자체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일각에선 소프트뱅크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투자가 실제로 황금알을 낳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를 18조원에 인수한 바 있지만 이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 부채가 130조원까지 늘어난 바 있다. 2015 회계연도 순이익도 4,742억엔(약 5조1,200억원)을 기록, 시장 전망치였던 5,765억엔을 크게 밑돌았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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