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 금융상품에 몰린 부동자금 규모가 최근 1년 사이 10% 이상 급증하며 처음으로 950조원을 넘어섰다.
18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958조9,93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5조1,000억원, 1년 전보다는 93조원 늘어난 규모다. 2008년 말 539조원 수준이던 단기 부동자금은 2013년(약 713조원) 700조원을 돌파한 뒤 작년 말 931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단기 부동자금은 만기가 짧거나 인출이 가능해 언제라도 다른 금융상품ㆍ투자처로 이동할 수 있는 돈으로,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ㆍ종합자산관리계좌(CMA)ㆍ환매조건부채권(RP) 등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에 묶인 자금의 총액이다.
이 같은 단기 부동자금의 급증은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시중에 자금을 공급해도 기업 등 실물부분에 흘러 들기 보단 대기성 자금으로 정체돼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얼마나 잘 도는지 보여주는 통화 승수는 지난 5월 17.0배로 1년 전(18.5배)보다 급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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