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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노숙자 쉼터 '슬립버스' 반려동물 위한 공간까지

입력
2016.07.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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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버스를 개조해 만드는 호주 노숙자 쉼터 ‘슬립버스’에는 반려동물이 탈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로이터
일반 버스를 개조해 만드는 호주 노숙자 쉼터 ‘슬립버스’에는 반려동물이 탈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로이터

길거리를 전전했던 과거 경험을 살려 노숙자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려는 쉼터가 생긴다. 노숙자였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호주인 사이먼 로 씨가 창안한 ‘슬립버스(sleepbus)’다.

슬립버스는 일반 버스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일반 쉼터 보다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 기쁜 소식은 노숙자들이 데리고 있는 반려동물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는 점이다.

호주 지역신문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로 씨가 슬립버스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한 노숙자가 복잡한 길 위에서 잠을 자려고 애쓰는 것을 발견한 이후다. 지금은 사업가이자 기업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로 씨는 젊었을 적 노숙자로 길거리를 전전하며 고생한 경험이 있다. 그 동안 고생한 기억은 까맣게 잊은 채 이기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은 그는 노숙자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해줄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로 씨는 첫 번째 슬립버스를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온라인을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으로 후원을 받았으며, 많은 후원자들이 참여해 현재 목표액인 1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호주의 사업가인 사이먼 로 씨가 노숙자들을 위한 슬립버스 제작을 위해 버스를 개조하고 있다. 슬립버스 페이스북
호주의 사업가인 사이먼 로 씨가 노숙자들을 위한 슬립버스 제작을 위해 버스를 개조하고 있다. 슬립버스 페이스북

로 씨는 버스에 최대 22개의 침대와 개인물품 보관함, 에어컨, 화장실 등을 갖추고, 밤새 버스를 지키는 경비원도 둘 예정이다. 각 침대 칸에는 텔레비전과 전자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도 마련한다. 반려동물이 머물 수 있도록 8칸에 달하는 전용 공간도 만들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숙자들에 대한 배려도 엿보인다.

슬립 버스 계획이 알려지자 세계 각국에서 자국에서도 버스를 운영할 수 없겠냐는 요청이 날아들었다. 로 씨는 “이미 슬립버스 제작 요청이 50여 건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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