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을 불허키로 최종 결정했다. 인수자인 SK텔레콤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고 관련법상 인허가권을 가진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심사를 취소함에 따라,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1위 업체간 이종합병으로 주목 받았던 두 회사의 기업결합은 결국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 건을 심사한 결과 방송ㆍ통신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일부 자산 매각만으로 이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워 기업결합 자체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취득 금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간 합병 금지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인수ㆍ합병으로 ▦유료방송시장 ▦이동통신 소매시장 ▦이동통신 도매시장 등 3개 시장에서 모두 독과점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유력한 경쟁자가 사라져 케이블TV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요금 인하경쟁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수ㆍ합병 인허가 심사도 사실상 무산됐다. 미래부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기업결합이 불가능해진 상태”라며 “우리 부 절차(미래부 심사)를 계속할 실익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미래부가 먼저 적합성을 검토하면 방통위가 케이블TV 합병을 사전동의하는 절차를 밟기 때문에, 미래부 심사 철회로 방통위 절차도 없던 일이 된다. SK텔레콤은 “깊은 유감을 표하지만 이번 결정을 최종 수용한다“고 밝혔고, CJ헬로비전은 “심의 결과는 존중하지만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을 발표했고 12월 정부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하며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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