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아 고/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김효주(21ㆍ롯데)는 무너졌고 이미림(26ㆍNH투자증권)은 마지막 2%가 모자랐다.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가 4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미림과 에리야 쭈타누깐(21ㆍ태국)을 따돌리고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연장 4번째 홀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컵으로 가라앉는 순간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리디아 고(19ㆍ뉴질랜드)는 주먹을 힘차게 불끈 쥐었다.
리디아 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ㆍ6,51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가 된 리디아 고는 이날 6언더파를 몰아친 이미림, 쭈타누깐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4차 연장까지 양보 없는 대결을 벌였고 끝내 리디아 고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운명의 연장 4번째 홀에서 리디아 고는 버디를 낚은 반면 쭈타누깐은 파, 이미림은 보기를 기록했다.
연장 승부를 우승한 리디아 고는 LPGA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셋 모두가 최선을 다한 경기"라며 "좀처럼 원하던 한방이 나오지 않자 분명히 홀은 공보다 크다는 말을 내 자신에게 계속해서 되뇌었다. 많은 퍼트가 간발의 차로 빗나가는 걸 보는 건 힘든 일이다. 그래서 마지막 퍼팅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갈 때 정말 짜릿한 기분이었다. 대회 내내 오하이오주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로 리디아 고는 지난 3월 KIA 클래식, 4월 ANA 인스퍼레이션,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4승째를 수확했다. 리디아 고는 숙적으로 떠오른 쭈타누깐을 따돌리고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1위였던 김효주가 6번홀(파3)까지 3타를 잃으면서 손쉽게 역전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던 리디아 고는 후반 9개홀에서 2타를 잃고 연장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연장전의 여왕이란 별칭답게 이번에도 마지막에 웃는 자는 본인이었다.
통산 14승에 빛나는 리디아 고는 총 5번의 연장전을 치러 이 중 4번을 우승했다. 유일하게 패한 연장 승부가 바로 지난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세계랭킹 2위 브룩 헨더슨(19ㆍ캐나다)에게 당한 것이다.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부진하는 사이 리디아 고는 시즌 중반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았다. 지난 5개 대회에서 우승 2번을 포함해 4위 밑(2위→공동 4위→우승→공동 3위→우승)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리디아 고는 시즌 상금 225만5,376달러(약 25억7,000만원)로 1위를 독주했고 올해의 선수와 평균 타수, 다승 등 주요 부문에서 일제히 단독 선두에 올랐다.
4라운드에서 최저타를 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이미림은 "내가 선두권에 있는지조차 몰랐다"면서 "선두를 의식하지 않고 즐기면서 열심히 플레이를 했던 게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통산 3승을 노린 이미림은 막판 집중력에서 리디아 고에 뒤졌다. 쭈타누깐은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플레이오프를 치러볼 기회를 가져 좋았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쭈타누깐은 1,2차 연장에서 4m 내외의 버디 기회를 연달아 놓치면서 우승을 헌납했다.
사흘 내내 선두를 달려 개막전 이후 시즌 2승을 기대케 했던 김효주는 4라운드 2오버파를 쳐 4위(13언더파 271타)에 그쳤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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