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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을 감옥으로” 플래카드… 8년 만에 백악관 탈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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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을 감옥으로” 플래카드… 8년 만에 백악관 탈환 소망

입력
2016.07.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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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행기까지 띄워 클린턴 조롱

형제애ㆍ단합 평화행사와 대조적

“트럼프 인종ㆍ기후 대책 외면”

삼엄한 경비 속 반대 시위대도

클리블랜드 상공에 내걸린 ‘힐러리를 감옥’으로 구호.
클리블랜드 상공에 내걸린 ‘힐러리를 감옥’으로 구호.

17일 오후 1시,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도심 상공. 경비행기 한 대가 기체보다 10배는 더 길고 넓어 보이는 플래카드를 꼬리에 달고 5분 주기의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다음 날 개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 축하 비행으로 생각하고 올려봤더니, ‘힐러리를 감옥으로’라고 씌어 있었다. 미 대선 최대 경합지인 오하이오를 석권하고 이번에는 반드시 백악관을 탈환하겠다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소망이 엿보였다. 유클리드 13번가 빌딩에서 미리 신청한 전당대회 출입증을 기자에게 나눠 준 공화당 관계자도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 8년 만에 공화당 대통령이 나오는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순간 시내 외곽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전개됐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퀴큰론스아레나에서 여섯 블록이나 떨어진 곳에서 트럼프를 저지해야 한다는 공동 목표를 가진 시위대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클리블랜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위치며 ‘반 트럼프’ 시위에 참가한 젊은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외면한다는 이유로 트럼프를 반대했다. 시위대 사이에는 일부 클리블랜드 주민도 섞여 있는 듯 ‘이 도시는 트럼프를 원치 않는다’는 푯말도 눈에 띄었다.

17일 낮 클리블랜드 도심 외곽에서 벌어진 반 트럼프시위. 트위터
17일 낮 클리블랜드 도심 외곽에서 벌어진 반 트럼프시위. 트위터

이에 맞서 경찰도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일반 경찰은 물론이고 기마경찰과 오토바이 순찰대가 수시로 시내를 순찰하고 지역 방송 화면에는 로봇이 경계에 동원된 모습도 포착됐다. 퀴큰론스아레나 주변에는 이중삼중 철통 방어벽이 전개됐다. 외곽 고속도로(I-90)와 연결된 진출로는 폐쇄됐고 인근 도로 2~3블록은 2.4m높이의 철제 펜스로 완전 차단됐다. 또 곳곳에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한 콘크리트 차단벽도 설치됐다.

대결과 반목 대신 형제애와 단합을 강조하는 평화 시위도 펼쳐졌다. ‘도시를 사랑으로 감싸자’(Circle the city with love)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 지역 기독교 신자 5,000여명은 클리블랜드 도심과 외곽을 잇는 ‘희망기념 다리’에서 이날 낮 30분간 손을 맞잡고 묵언 기도를 올리는 행사를 열었다. 건장한 청장년은 물론이고 여성과 어린이들도 나선 시위가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이 주변에 있던 경찰과 웃으며 포옹했다.

17일 낮 클리블랜드 ‘희망기념 다리’에서 벌어진 ‘도시를 사랑을 감싸자’ 평화시위에서 경찰관과 시위대가 손을 맞잡고 있다. 트위터
17일 낮 클리블랜드 ‘희망기념 다리’에서 벌어진 ‘도시를 사랑을 감싸자’ 평화시위에서 경찰관과 시위대가 손을 맞잡고 있다. 트위터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은 1만5,0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을 포함, 총 5만여명의 외지인이 몰려드는 이번 전당대회에 따른 경제적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평소 일요일에는 5달러만 받던 중심가 주차장들은 이날 일제히 10달러, 20달러까지 주차료를 올려 받았다. 사설 주차장을 운영하는 샤이아 씨는 “일부 구간이 폐쇄되고 교통이 불편해도, 대부분 클리블랜드 시민들은 전당대회 특수를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외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위한 전당대회가 준비 중인 클리블랜드에서는 이렇게 희로애락이 교차하고 있었다.

클리블랜드=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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