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투자자들을 겨냥한 우리나라 은행들의 글로벌 본드(외화채권) 발행이 활기를 띠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7월 말에서 8월, 10월과 11월 사이에 각각 5억달러 규모의 공모 외화채권 발행에 나선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총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9,000억여원 상당) 차환용으로 대부분 사용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2억5,000만달러(2,800억원)의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코코본드)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주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딜 로드쇼)를 마쳤다. 부산은행 측은 내년 2월 만기가 되는 채권 상환 자금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필요해질 수 있는 자금을 미리 마련해 놓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 하반기 국책은행들의 외화채권 발행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선제적으로 발행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책은행들은 해외자금 조달처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4일 뉴질랜드 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로 3억5,000만 뉴질랜드달러(2,800억원) 규모의 카우리본드를 발행했다. 뉴질랜드 달러 표시 채권인 카우리본드 발행은 지난 4월 KDB산업은행에 이어 국내 기관 중에선 두 번째다. 뉴질랜드 채권발행 시장은 AA 등급 이상 초우량 기관들만 진입할 수 있는 보수적인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뉴질랜드, 유럽, 아시아 지역 은행과 연기금 등 다수의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수요를 이끌어냈다”며 “이번 발행액은 세계은행을 제외하고 올 들어 발행된 카우리본드 중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또 연내에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60억달러(6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올 하반기에 30억~35억달러의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 표시채권으로 공ㆍ사모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며 “여러 국가로 자금조달 지역을 넓혀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외화채권 발행금리가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물은 준 안전자산 인식과 함께 최근 해외채권 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며 “해외에서 자금조달을 늘리려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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