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과 언어폭력 등 학교의 학생 인권침해가 심각할수록 학생들이 음주나 흡연, 폭행 등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등은 17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학술지 ‘한국청소년연구’(2016년 2호)에 ‘중학생의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논문을 통해 이 같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팀은 2014년 경기교육종단연구에 참여한 올해 중3 학생 3,063명을 대상으로 개인 특성, 가정 환경, 학교 요인이 비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학교의 인권침해 정도가 심할수록 비행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인권침해가 높은 경우 학생들의 음주ㆍ흡연 등 일탈비행 발생은 48.5%가 높게 나타났고, 금품 갈취ㆍ절도ㆍ폭행 등 범법비행은 36% 높았다. 일탈비행과 범법비행을 모두 저지르는 다중비행 확률은 54.8% 증가 효과가 있었다. 학교의 인권침해 정도는 직ㆍ간접적 체벌, 언어폭력, 복장ㆍ두발 규제, 물건 압수 등 항목을 설문조사해 측정했다. 또 우울 정도가 높을수록, 남학생일수록 비행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토론 능력 등을 뜻하는 학생의 시민의식 수준과 학업성취도는 비행 발생 확률을 각각 34.3%, 4.7%씩 낮추는 효과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의 비행빈도가 학교의 인권침해 정도를 심화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인권침해가 비행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감안해 예방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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