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소송사기 사건에 개입한 의혹를 받고 있는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석유화학 업체인 케이피케미칼의 대표를 지낸 기 전 사장은 허위 회계장부를 이용, 롯데케미칼이 2008년 국세청 등을 상대로 사기소송을 벌여 270억원 상당의 세금을 환급 받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기 전 사장은 케이피케미칼이 2005년 1월 롯데케미칼에 인수되기 전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케이피케미칼 대표이사를 지냈다. 검찰은 최근 케이피케미칼 출신으로 롯데케미칼의 회계업무를 담당했던 김모(54ㆍ구속기소) 전 재무이사로부터 기 전 사장이 소송사기에 개입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당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지낸 만큼 기 전 사장이 소송사기와 관련해 신 전 회장에게 지시를 받거나 보고를 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기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기 전 사장 수사를 시작으로 제2롯데월드 인허가 비리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 전 사장은 장경작(73) 전 롯데호텔 사장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서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이끌어낸 핵심 인물로 지목돼왔다. 기 전 사장은 케이피케미칼 대표를 지낸 후 2008년 2월~2010년 2월까지 제2롯데월드 건설시행사인 롯데물산 대표를 맡았다. 검찰은 이달 중에 장경작 전 사장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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