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관람 함께하며 힘 합치기로
李 “당 대표 통합ㆍ상생 중심역할”
鄭 “서청원 중심 친박 단일화
‘진박놀음’ 되풀이 땐 공멸”
기존 계파 초월 합종연횡 꿈틀
‘徐 VS 反徐’ 구도 형성 가능성

새누리당 새 당 대표를 뽑는 8ㆍ9 전당대회 후보등록(29일)을 10여일 앞둔 17일 당권 주자인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탈계파 공동전선 구축에 나섰다. 계파 구분을 넘어서는 두 사람의 합종연횡은 이번 전대도 계파 대결로 가면 여권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정 의원과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연극 ‘햄릿’을 함께 관람하며 문화계 현안 청취에 나섰다. 이 자리는 “선거운동부터 계파주의를 청산하자”는 정 의원의 제안에 이 의원이 적극 공감하면서 성사됐다. 이 의원은 “이번 당 대표는 화합ㆍ통합ㆍ상생의 중심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전대가 또 다른 파벌ㆍ계파의 진원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권 내 대표적 쇄신파 그룹 ‘남원정’ 출신인 정 의원은 비박계 주자, ‘박근혜 대통령의 입’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의원은 친박계 주자로 당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두 사람이 계파주의 청산이라는 명분 아래 힘을 합치기로 한 데는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친박계 색깔이 짙은 서 의원이 출마하면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비박계 나경원 의원이 ‘대항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라 전대가 계파 대결로 흐를 공산이 크다. 정 의원은 “서청원 의원을 중심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려는 ‘진박놀음’이 되풀이 된다면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친박계 교통정리 차원에서 이정현 의원의 입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이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하면서 이번 전대는 더욱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후보 단일화 또는 합종연횡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서청원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가 아직은 확정적이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서청원 대 반 서청원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또 다른 비박계 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전대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완주를 목표로 하지 않는 마라톤은 엉망이 된다”며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이날 공개된 ‘총선백서’에서 친박계 책임론이 예상과 달리 본격적으로 제기되지 않은 만큼 서 의원이 조만간 당권 도전 여부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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