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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SUV… 픽업트럭에도 볕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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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SUV… 픽업트럭에도 볕 드나

입력
2016.07.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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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짐차’ 인식 찬밥이지만

미국 판매량은 지난해만 247만대

벤츠ㆍ현대차도 신차 준비 움직임

쌍용도 국내 새로운 코란도 공개

“SUV시장 포화… 대안으로 부상”

국산 유일 픽업트럭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가 지난 13일 춘천시 남산면의 한 야산 개울을 건너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국산 유일 픽업트럭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가 지난 13일 춘천시 남산면의 한 야산 개울을 건너고 있다. 쌍용자동차 제공

캐나다 교민 김모(40)씨는 회사 동료에게 빌려 타 본 도요타의 픽업트럭(덮개 없는 적재함이 달린 소형 트럭) ‘타코마’에 푹 빠졌다. 큰 차체의 안정감과 엄청난 힘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다. 김 씨는 “아내가 픽업트럭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조만간 픽업트럭을 한 대 장만할 생각이다”며 “왜 여기 남자들이 픽업트럭에 열광하는지 알 것 같다”고 전했다.

국산 픽업트럭 명맥 잇는 쌍용차

북미에선 ‘남성의 로망’으로 통하는 픽업트럭이지만 국내 사정은 다르다. 현재 생산 중인 국산 픽업트럭은 이달 초 공개된 쌍용자동차의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 차량 뿐이다. 전신인 ‘코란도 스포츠’ 차량에 디젤 엔진 환경규제(유로6)를 충족시켜 나왔다.

지난 13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언론 시승회에 나타난 코란도 스포츠 2.2의 외관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뼈대(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프레임 바디’가 풍기는 단단하면서 강인한 인상도 여전했다.

디젤 엔진 배기량이 1,998㏄에서 2,157㏄로 늘어나며 최고출력은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6.7㎏ㆍm에서 40.8㎏ㆍm로 강해졌다. 자동변속기는 기존 5단에서 일본 아이신사의 6단으로 향상됐다.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 운전석. 쌍용자동차 제공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 운전석. 쌍용자동차 제공

픽업트럭의 위력은 내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강원 춘천시 남산면 일대의 임도 구간에서 빛을 발했다. 기본 후륜구동인 코란도 스포츠 2.2를 운전석의 버튼을 돌려 사륜구동차로 바꾸자, 웬만한 개울이나 진흙길은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비교적 빠른 속도로 비포장길을 달려도 운전석에서 느끼는 진동 폭도 크지 않았다. 최대 400㎏까지 적재 가능한 구조로 설계된 덕분에 짐을 싣고 비포장길을 달려야 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나 기술자 등에게도 적합해 보였다.

다만 실내 디자인은 요즘 차량과는 달리 단조로운 분위기였다. 이륜구동ㆍ자동변속기 기준 복합연비는 11.4㎞/ℓ로 이전 모델(11.8㎞/ℓ)보다 조금 낮아졌다. 쌍용차 측은 “국내 연비 측정 기준이 강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SUV 대안 될까?

국산 픽업트럭의 시작은 1977년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포니 픽업트럭’이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 생산된 이 차량은 세단인 포니를 기반한 탓에 정통 픽업트럭과는 거리가 있었다. 쌍용차는 2002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무쏘’에 적재함을 단 ‘무쏘 스포츠’ 출시로 끊겼던 국산 픽업트럭을 부활시켰다. 이후 쌍용차는 2006년 ‘액티언 스포츠’, 2012년 ‘코란도 스포츠’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코란도 스포츠는 지난해 2만5,900대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전시된 도요타 '타코마'(왼쪽)와 포드의 F-150 시리즈 픽업트럭.
지난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전시된 도요타 '타코마'(왼쪽)와 포드의 F-150 시리즈 픽업트럭.

반면 픽업트럭의 나라 미국에서는 꾸준한 판매량 증가와 함께 2013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7만대 이상 팔렸다.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도 포드의 ‘F-150 랩터’가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북미의 전유물로 여겨진 픽업트럭 시장에도 최근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 거들떠 보지 않았던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도시에서 효용성이 높은 픽업트럭을 내놓고 있어서다.

르노가 생산하는 첫 픽업트럭 '알라스칸'.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가 생산하는 첫 픽업트럭 '알라스칸'.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는 첫 번째 픽업트럭 ‘알라스칸’ 양산을 이달에 시작하고,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에 ‘X클래스’를 통해 픽업트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딜 것으로 알려졌다. SUV 시장에서처럼 고급 브랜드 진입은 픽업트럭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지난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 픽업트럭 ‘산타크루즈’를 선보였다. 미국을 겨냥한 산타크루즈 양산 준비는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도 성장세인 픽업트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지난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산타크루즈가 공개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산타크루즈가 공개되고 있다.

쌍용차는 캠핑 등 야외 활동이 급격히 증가한 국내에서도 픽업트럭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맹진수 쌍용차 마케팅팀장은 “상용차로 인식했던 픽업트럭의 외관은 이제 멋진 SUV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올라왔다”며 “다른 업체들도 포화상태인 SUV의 대안으로 픽업트럭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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