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V리그 정규리그 챔피언 현대캐피탈이 ‘스피드 배구’의 위력을 앞세워 아시아 클럽 무대도 제패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 MG새마을금고 한ㆍ중ㆍ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에서 중국의 상하이 골든에이지를 세트 스코어 3-2(25-23 25-19 22-25 22-25 15-8)로 제압했다.
지난 15일 일본 제이텍트 스팅스를 3-0으로 누른 현대캐피탈은 이날 만리장성까지 넘고 한ㆍ중ㆍ일 남자 배구 클럽 최강자를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현대캐피탈(2승)은 우승 상금으로 2만 달러(2,270만원)를 챙겼다. 1승 1패로 준우승을 차지한 일본 제이텍트는 상금 1만 달러(1,135만원)를 받았다. 상하이(2패)는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에서만 7-7로 대등했을 뿐 공격 득점(63-54)은 물론 서브(8-3)에서 상하이를 압도했다. 상하이는 2014~15, 2015~16시즌 연속 왕좌에 오른 강팀으로 2m가 넘는 장신 선수들이 즐비했으나 코트 위 모든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는 현대캐피탈 특유의 스피드 배구를 당해내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1~2세트를 내리 따냈으나 상하이의 거센 저항에 3~4세트를 연속으로 내줘 승부는 최종 5세트에서 가려졌다.
문성민(24점)의 서브로 먼저 시작한 현대캐피탈은 박주형(16점)의 블로킹 득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1-1에서 센터 최민호(5점)의 중앙 속공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박주형의 끊어 친 서브가 상하이의 범실을 유도해 3-1로 달아났다. 현대캐피탈은 이어 송준호(17점)의 퀵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스코어를 4-1로 벌렸고, 뒤이어 상하이의 공격 범실로 확실하게 분위기를 탔다.
상하이는 박주형의 짧은 서브에 서브 리시브 라인이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상하이의 서브 리시브가 네트를 타고 곧바로 넘어오자 세터 이승원(2점)이 그대로 상대 코트에 꽂아넣는 장면까지 나왔다. 최민호의 속공으로 현대캐피탈은 8-2까지 달아났다.
최민호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져나온 현대캐피탈은 9-2를 만들고 승기를 잡았다. 10점대에서는 송준호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송준호는 강스파이크를 연달아 꽂아넣어 11점, 12점째 점수를 연이어 팀에 안겼다. 상하이의 공격 범실로 13점째 고지를 밟은 현대캐피탈은 센터 신영석(5점)의 속공으로 14-6,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현대캐피탈은 14-8에서 박주형의 밀어넣기 공격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현대캐피탈의 주장 문성민이 뽑혔다. 문성민은 제이텍트전에서 22점에 트리플 크라운(서브ㆍ블로킹ㆍ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했고, 이날 역시 24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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