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강력한 당권 도전 후보였던 이 시장의 불출마로 더민주 전당대회는 송영길ㆍ추미애 의원의 2파전이 유력해졌다.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로 깊은 고민과 성찰의 시간이었다”며 “과분한 관심과 격려, 애정 어린 조언과 걱정에 귀 기울이며 숙고한 결과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아직 대한민국의 제1야당을 대표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현실에 충실하며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준비 부족과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불출마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가권력 정상화의 토대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그 동안 지방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저울질해왔다. 하지만 현직 지자체장이 직접 당 대표직에 도전한 사례가 없고, 당권을 가지면 잠재적 대권 주자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 출마 의사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이와 관련 “저는 더 크고 튼튼한 그물을 짜기 위해 어떠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향후 더 큰 정치적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더민주 전당대회는 송영길·추미애 의원의 양강 구도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당권주자 후보로 분류되던 김진표·원혜영·박영선·신경민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남은 변수는 19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의 출마 여부뿐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시장의 결정에 대해 “여론조사 상 압도적 1위를 달렸는데 포기한 것을 보면 정치적 식견이 높다고 사람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이 시장이) 정치적으로 취할 건 다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이종걸 의원에 대해선 “정치인이 너무 고민을 많이 하면 좋은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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