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중 문법 오류의 문장이 나와도 원어민들은 ‘아, 외국인이니까 그럴 수 있겠구나’ 하며 이해를 해 준다. 그러나 문법적으로도 맞는 원어민의 영어 표현이 되레 환영 받지 못하거나 거부감을 주는 사례가 있다. 어법 오류보다 더 심각하고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말은 항상 경계 대상이고 그 종류만 해도 수 백 가지에 이른다.
‘With all due respect' 는 구어 문어에서 두루 잘 쓰이는데 왜 짜증스런 표현일까 의아심이 들겠지만 이 말 자체보다는 이어지는 내용 때문이다. 본래 이 표현은 '정중한 반대 의견 표시'를 할 때 문장 초입에 쓰기 때문에 이 말만 들어도 '반대 의견의 시작'이라는 신호가 된다. 기본적으로 'With all due respect, Mr. Johnson, I cannot agree with your last statement.' 같은 문장이다. 'With all due respect, you're fired' 같은 문장은 극단적인 경우다. '당신이 다 좋은데 그래도 해고하게 되었습니다'는 문장의 첫 부분은 사람을 더 약 오르게 한다.
또 다른 매너의 표현 'No offense, but ~'도 마찬가지다. 본래 '이 말은 감정적으로 듣지 마시고~'의 뜻으로 정중하게 말을 하려는 것인데 실제로는 이 말 다음에 '감정을 자극하는 말이 이어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이 어구의 실제 의미는 'Now get ready for an insult'(이제 감정이 좀 상하는 말 좀 하려고 합니다)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Pardon my phrase' 'Pardon my French' 등은 '이 말씀은 이해하고 들어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욕이나 듣기 거북한 용어를 사용할 때 미리 말하는 것으로서 비호감은 아니다. 적절히 사용하면 매너의 표현으로서 충분히 좋기 때문이다.
'I feel you'는 문제가 더 많다. 직장 동료가 'I love Fridays'라고 말하는데 옆에서 'I feel you, TGIF!'라고 말하면 '주말을 좋아하는 맘 나도 안다, Thank God, it's Friday가 아닌가’라는 뜻으로서 이해는 된다. 'I feel you'는 본래 흑인이 상대방에게 연민 동정을 할 때 쓰기 시작한 말이다. '당신이 어떤 처지인지 알겠다'(I understand where you're coming from)는 의미인데 다른 말로 'I know how you feel'이 더 문법적이고 'I feel how you feel'처럼 유사한 말도 있다.
이에 반해 'I feel you'는 직역할 때 '나는 당신을 만지고 있어요, 더듬고 있어요'라는 의미도 있어 소스라치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가령 그녀가 나를 차 버리다니(I can't believe she dumped me)라고 말할 때 옆에서 'I feel you'라고 말하면 이해는 되지만 일반 표현 'I feel for you'나 'I feel your pain'보다는 문제가 많다. 차라리 'I hear you'나 'I get you'처럼 '당신의 얘기를 들으니 이해도 되고 동정도 된다'는 말이 나을 것이다. 이처럼 쉬운 말이고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사회 정서상 거부감을 주는 말이 있다. 이런 말은 쓰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잘 알아듣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항상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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