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이어 우주 시장까지 진출
LG화학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용 우주복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미 전기차와 전기 선박, 드론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LG화학은 육ㆍ해ㆍ공 시장에 이어 우주 시장까지 본격 진출하게 됐다.
LG화학은 NASA의 우주 비행사들이 입는 탐사용 우주복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돼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개발한 배터리를 납품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배터리는 우주복의 산소공급 장비, 통신 장비, 온도 조절장치, 방사능 측정기 등 우주 비행사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첨단 장비들을 가동하는 데 쓰인다.
LG화학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기존 항공ㆍ우주ㆍ군사용으로 사용되던 은아연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수명은 약 5배 가량 긴 것이 강점이다. NASA는 은아연 배터리의 높은 가격과 짧은 수명 등을 고려해 최근 우주복의 전원 공급 배터리를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교체하기로 하고, 주요 배터리 업체의 샘플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실시했다. NASA는 LG화학의 배터리가 일본과 한국 업체의 샘플 중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전성강화분리막 기술 등을 적용해 NASA가 제시한 안전 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술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해 열ㆍ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 합선을 방지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LG화학은 한국의 현대ㆍ기아차,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유럽의 르노 볼보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들을 전기차용 배터리의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노르웨이 조선사 아이데스빅이 건조하는 세계 최초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급해 국내 최초로 전기 선박 시장에도 진출했다. 그 외 주요 드론 업체들의 주력 상품에도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인정받은 것”이라며 “NASA와 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항공ㆍ우주 기기에 배터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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