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범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동조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범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이 친구들과 가족들을 통해 매우 빨리 급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IS의 테러 지침에 노출된 개인들과 마주하고 있다”며 “이 공격은 훈련을 받지 않고도, 대량 살상 무기를 갖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IS 대변인 모하메드 아드나니는 지난 2014년 “폭탄을 터트리거나 총을 쏠 수 없다면 차로 돌진하라”고 선동한 적이 있다.
카즈뇌브 장관은 이번 공격은 ‘새로운 형태의 공격’으로 정의한 뒤 “테러 대처가 매우 어렵다”고 털어놨다. 부렐은 특히 테러 직전까지만 해도 극단주의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아 테러방지 국내외 정보기관들의 감시망에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파리 테러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추가 연장하고 국민 단결을 호소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이날부터 사흘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선포해 희생자를 추모한다.
한편, 이슬람국가(IS)는 이날 트럭 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했다. IS와 연계된 인터넷매체인 아마크통신은 IS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IS 전사 1명이 니스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 작전은 ‘무슬림을 공격하는 십자군 동맹 민간인을 겨냥하라’는 우리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트럭 테러와 관련해 4명의 남성을 추가로 체포했다. 검찰은 또 부렐의 니스 아파트를 수색하고, 다른 아파트에 사는 전 부인을 체포했다. 검찰은 부렐이 타고 있던 트럭에서 발견된 권총 2정과 무기류를 확보하고 입수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니스 아파트에서 압수한 컴퓨터와 문서 분석 등을 통해 공모자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튀니지 북부 항구도시 수스에서 약 10km 떨어진 마을에서 태어난 부렐은 프랑스로 이주한 뒤 택배기사로 일하면서 니스에 거주했다. 세 자녀를 둔 그는 3년 전 부인을 폭행해 집에서 쫓겨나 지금의 아파트로 옮겨 혼자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니스에는 튀니지인 4만명이 살고 있다.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 누스라의 IS 전사 모집 총책인 알제리 출신의 오마르 옴센은 프랑스 내 무슬림 청년들을 모집하면서 특히 니스를 집중 공략한 것으로 추측됐다.
부렐은 프랑스대혁명 기념일인 지난 14일 밤 프랑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빌린 19톤 트럭을 몰고 군중 속으로 돌진해 84명의 사망자와 202명의 부상자를 냈다. 현장에서 경찰과 총격을 벌이다가 사살됐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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