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총리ㆍ국방장관까지…국정 컨트롤타워 6시간 공백 논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총리ㆍ국방장관까지…국정 컨트롤타워 6시간 공백 논란

입력
2016.07.16 04:40
0 0

군사 긴장 상황서 최악의 위기

박지원 “위기관리 한계” 꼬집어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주차장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주민 설득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뒤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성주=뉴시스
15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주차장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주민 설득에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뒤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성주=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군 통수권을 대리하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15일 경북 성주군민들에게 6시간30분 동안 사실상 버스에 감금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국정공백 논란이 일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국가적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던 셈이다. 더구나 군을 통솔할 국방장관이 대통령을 대리하는 국무총리와 함께 버스 감금을 당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황 총리의 15일 성주 방문은 박 대통령이 몽골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참석을 위해 출국한 전날 밤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 삭발을 하고 촛불집회를 시작한 성난 성주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현지를 찾은 황 총리에게 물병과 계란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으며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결국 주민설명회는 파행했다. 특히 주민들이 황 총리가 탄 버스 차량을 포위하고, 트랙터로 출구를 봉쇄하면서 황 총리는 오전 11시40분부터 무려 6시간30분 동안 버스 안에서 발이 묶였다.

주민 대표와의 면담 등을 통해 오후 5시30분쯤 탈출에 성공, 인근 군부대에서 이륙하는 헬기에 몸을 실으면서 이런 상황은 해제됐다. 실제로 황 총리의 이 날 일정은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정부업무평가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오후 6시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 창립70주년 기념식이 예정돼 있었지만, 서울에 올라오지 못해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축사를 대독했다. 황 총리는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화통화에서 “버스 안에서 국정 전반을 보고 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버스 안에서도 휴대폰 연결은 되고 있었지만, 대통령이 부재한 때에 총리가 저렇게 장시간 발이 묶여 있는 것은 국정전반에 매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성주 군민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총리의 발을 묶은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부재 시 외교ㆍ안보 사안 등의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무총리는 직접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상황을 진두 지휘해야 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총리는 '국정의 컨트롤타워'로서 관련 부처를 통할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총리께서 성난 주민들에게 감금됐다는 것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큰 잘못”이라며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중에 이러한 일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실제로 황 총리의 이 날 일정은 줄줄이 차질을 빚었다. 오후 4시로 예정된 정부업무평가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불참했고, 오후6시 코엑스에서 한국무역협회 창립70주년 기념식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축사를 대독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황 총리가 버스에 있으면서도 여러 보고를 받아 결정하고,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통화하는 등 국정에 대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