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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엄마 없을 때 산책도 하고 택시도 탔어요”

입력
2016.07.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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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워커가 서울 한남동에서 고객의 반려견인 아프간하운드종 오라를 산책시키고 있다. 고은경기자
도그워커가 서울 한남동에서 고객의 반려견인 아프간하운드종 오라를 산책시키고 있다. 고은경기자

직장인 한윤씨는 최근 낮에 혼자 있는 반려견 밍키를 위해 산책대행서비스를 신청했다. 과연 밍키를 잘 돌봐줄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워낙 운동과 사람을 좋아하는 밍키를 위해 시험 삼아 시작했다.

얼마 후 반려견 산책을 전담하는 도그워커가 찾아왔다. 도그워커는 산책하는 동안 휴대폰의 위치추적장치(GPS)를 이용해 산책시간과 코스, 사진, 특이사항 등을 기록해 한씨에게 보내줬다. 한씨는 “활동적인 밍키가 집에 혼자 있는 게 안타까워 시작했다”며 “매번 산책하며 좋아하는 사진을 보니 신청하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견 산책 담당인 도그워커, 주인이 없을 때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주는 펫시터 등 반려동물 돌보미 서비스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21.8%에 이르면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찾는 이들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등 반려동물 문화가 발달한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 된 서비스들이다. 미국의경우 도그워킹 업체만 2만4,000여개, 관련 매출 9억달러(약 1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도그워커의 소득도 활동 시간에 따라 1만6,000~5만1,000달러(1,800만~5,800만원) 수준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반려견들이 어느 정도 훈련이 돼 있어서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도그워커로 일할 수 있다”며 “한 번에 10여마리의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훈련된 개들이 많지 않아 미국처럼 도그워커가 여러 마리의 개들을 한 번에 돌보기는 힘들다. 지난 해 10월 도그워킹 서비스를 시작한 김선준 페밀리 대표는 “국내 시장에 맞춰 도그워커를 직접 고용하거나 교육을 시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며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펫시터로 활동중인 엄지현씨가 자신의 집에서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도그메이트 제공
펫시터로 활동중인 엄지현씨가 자신의 집에서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도그메이트 제공

지난해 말 이하영씨와 함께 펫시터 업체 도그메이트를 시작한 정나래씨는 반려견을 키우면서 겪은 일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휴가를 가려고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맡겼는데 적응을 잘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사람들이며, 야근이 잦은 직장인들은 낮에만 맡기는 데이케어를 이용한다. 정씨는 “한 달에 70여건 정도 일이 들어온다”며 “인기 있는 펫시터의 경우 2,3개월치가 이미 예약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 펫시터로 활동하는 인원은 40여명. 주로 육아나 가사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주부들이 활동한다. 정씨는 “자체 기준을 마련해 펫시터를 선발한다”며 “펫시터에게 반려견을 맡긴 의뢰인들은 매일 반려견 사진 5회, 관련 동영상을 1회 제공받는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그림을 그려주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펫택시 등 이색서비스도 등장했다. 해외에서는 약 500달러(약 57만원)를 내면 반려견 초상화를 그려준다.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도 반려견 그림을 옆에 두고 보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 인기가 높다.

조원경 작가가 서울 망원동 작업실에서 반려견 초상화 그리기 수업을 하고 있다. 조원경 제공
조원경 작가가 서울 망원동 작업실에서 반려견 초상화 그리기 수업을 하고 있다. 조원경 제공

국내에서도 반려견 그리기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견 그리기 강좌를 운영하는 코비네팝아트의 조원경 작가는 “반려견과 함께 작업실에 와서 그림을 그리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대형견을 키울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고 소형견들도 기사나 다른 승객들의 눈치를 보며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펫택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펫택시 업체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려동물 이송을 대행해주거나 반려동물 관련 물품 배송도 해준다.

하지만 반려견 서비스가 발달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보상해 주는 보험 상품 등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 전에 피해 구제나 보상 대책 등을 확실히 논의하고 이용할 필요가 있다. 김선준 페밀리 대표는 “국내의 반려문화와 해외의 반려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관련 서비스들이 해외 서비스를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한국형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며 “관련 보험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안유경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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