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 아시아 대표로 첫 발언
프랑스 트럭 테러 희생자에 애도 표명
브렉시트 이후 보호무역주의 경계
내년 경제장관회의 한국 개최 제안
박근혜, 중국 리커창 총리와 만찬서 동석
사드 관련 특별한 대화 안 나눠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도 무고한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행위는 용납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막한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51개 회원국 정상ㆍ각료 중 아시아 대표로서 첫 발언자로 나섰다. 박 대통령은 “잔인한 행위로 수많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해 피해자의 가족과 프랑스 국민들께 심심한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ASEM이 자유무역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자유무역과 포용적 성장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ASEM 경제장관회의를 내년에 한국에서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인권 문제를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으로 13년째 중단된 경제장관회의 재개를 고리로 아시아와 유럽의 자유무역 활성화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끊임 없이 위협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장 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양자 회담을 열어,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 과정에서 27개 EU 회원국(영국 제외)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일 투자규범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U 회원국마다 다르게 설정돼 있는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을 통일한다는 취지다.
한편 박 대통령은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주최한 ASEM 갈라 만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놓고 냉랭한 관계가 된 중국의 리커창 총리와 조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리 총리가 여러 명이 둘러 앉은 만찬 테이블에 동석했지만 특별한 대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리 총리는 박 대통령에 이어 정상회의 선도 발언자로 나서 “박 대통령의 ASEM 경제관계장관회의 개최 제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네프 러시아 대통령과 좌우로 나란히 앉았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을 놓고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한 것을 평가하고, 지난해 맺은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충실히 이해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방글라데시 테러에서 일본인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사드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울란바토르(몽골)=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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