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제조사인 중국 BYD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다. 일각에선 “삼성이 신성장 동력을 위해 독자개발보다 선도주자와의 협업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 놨다.
삼성전자는 15일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BYD와 지분 투자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신주 인수를 위한 30억위안(약 5,000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주 배정까지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BYD 지분 2%를 보유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금액과 지분 등은 최종 확정 후 공표될 것”이라며 “단 BYD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지분 투자로 BYD에 공급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부품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BYD가 세계 1위 전기차 생산회사인데다가 향후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본격화한 전장사업에서도 BYD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케이스와 저가형 배터리를 납품하는 BYD도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사업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BYD의 협력 소식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IBM의 지니 로메티 최고경영자(CEO)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논의한 직후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AI 분야는 IBM, 간편결제 삼성페이는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 전장사업은 BYD 등 시장 주도 업체들과 잇따라 협력을 모색하면서 신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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