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끔찍한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프랑스 남부의 세계적 관광지이자 해안도시인 니스에서다. 14일(현지시간) 밤 10시30분 쯤 니스의 유명한 해변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에서 대형 수송용 흰색 트럭이 2㎞에 걸친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닥치는 대로 군중을 덮쳤다. 당시 현장에는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바스티유의 날)을 맞아 수천명이 해안가 등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지금까지 사망자만 80여명, 부상자도 수백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파리의 극장과 식당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테러로 130여명이 숨진 이후 프랑스에서 발생한 두 번째 대형 테러다. 한국인 5명도 연락두절 상태로 악되고 있다.
순식간에 축제는 지옥의 아비규환에 덮였다. 거리는 희생자와 부상자들의 피로 칠해졌고, 트럭을 피해 도망가는 군중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 AP통신은 “트럭에 받힌 사람들과 시설물 파편이 볼링 핀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는 참혹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트럭을 몬 범인이 군중을 향해 총을 난사했으며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범인은 경찰에 사살됐다. 트럭 안에서는 니스에 사는 31세 튀니지계 프랑스인의 신분증이 나왔다. 그러나 정확한 범인의 신원과 테러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테러는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 수법이 더욱 잔혹해지고, 대상도 다중의 민간지역으로 무차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서 유럽과 미국 등에서 발생한 테러가 카페나 공연장, 축구장, 공항 등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해변가, 축제장, 휴양지로까지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면 어떤 곳도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공포를 조장하려는 의도다.
유럽의 유명 휴양지가 테러의 목표물이 될 수 있다는 경고는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해부터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와 튀니지의 휴양지 등에서 발생한 수 차례 총격 테러로 유럽인 수십명이 숨졌다.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남유럽 지중해 휴양지에서 테러를 기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프랑스 당국은 트럭에서 다량의 무기와 폭발물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기획테러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IS 사령관 사망에 대한 보복테러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테러라면 지구촌 어느 누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경계를 늦추었다가는한강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단합된 대 테러 행동과 함께 유독 테러 위협에 무덤덤한 국내 인식의 변화 필요성을 일깨우는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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