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같은 자금력과 기술이 있는 회사가 한국에 서버를 두는 게 뭐가 어렵나. 알고리즘상, 서버 기술상 안 되기 때문에 나라의 법을 바꾸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15일 강원 춘천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 게임으로 논란이 된 구글의 한국 지도 반출과 관련, 이렇게 말했다. 이 의장은 “구글 지도 문제는 한국에서 지도 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국내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하라는 것”이라며 “국가의 상황과 규정이 있는 것인데 (구글의 지도 반출 요구를 들어주는 건)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현재 국내 동영상 시장 1위인 구글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1위인 페이스북, 사진 SNS 1위인 인스타그램 등은 한국에서 얼마를 버는지 밝히지 않고 있는 데다 세금도 안 내고 있다”며 “세금을 정확히 내고, (국내에 서버를 설치해서) 이용자 데이터도 확실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에만 엄격한 잣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구글처럼 법을 바꿔달라는) 그런 요구를 했다면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겠느냐”며 “당연히 혼나고 비판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을 위해 법을 바꿔주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질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글은 지난달 우리 정부에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에서 제대로 지도 서비스를 하려면 정밀한 지도 데이터를 서버가 있는 해외로 갖고 나가 가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구글이 국내에 서버만 설치하면 해결되는 문제인데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버(사업 설비)가 해외에 있으면 법인세를 징수할 수 없다. 정부는 다음달 25일까지 반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춘천=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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