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창립 40년만에 현대그룹의 품을 떠났다.
현대상선은 15일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의 7대1 차등 감자 안건이 참석자 99.9%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606만6,273주)ㆍ현대글로벌(61만3,563주)ㆍ현정은 현대그룹 회장(57만1,428주) 등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725만1,264주(20.93%)는 103만5,893주(3.64%)로 감소하게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2조4,800억원대 출자 전환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25일부터 채권단이 40%대의 지분으로 최대 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을 떠나 채권단의 손에 넘어가게 됐다. 현대상선은 1976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유조선 1대를 인도하지 못하자 아세아상선이라는 이름으로 해운업에 뛰어들며 출범했다. 83년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꾼 뒤 85년 현 회장의 아버지인 현영원 전 회장이 설립한 신한해운과 합병, 덩치를 키웠다. 90년대 후반엔 부산 감만과 전남 광양, 미국 타코마항 등 국내외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세우며 세계 8위 선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운임이 폭락하며 위기를 맞았다.
현대상선은 지난 14일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해운동맹인 ‘2M’과 공동운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채권단이 자율협약 조건으로 내세웠던 용선료 협상ㆍ채무 조정ㆍ해운동맹 가입 중 마지막 단추를 꿰는 데 성공했다.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은 “주주들의 지지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있다”며“경영정상화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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