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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한 세상 멀었는데 슬퍼할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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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한 세상 멀었는데 슬퍼할 겨를이 없다”

입력
2016.07.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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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 보광당에서 열린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의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15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 보광당에서 열린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의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세월호의)진실을 명백히 드러낼 소중한 기운을 모아 절망에 빠진 이 공동체에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 켜지도록 기도합시다.”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세월호의 희망’을 주제로 마주 앉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 등이 15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에서 연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에서다. 행사는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해 온 시민들, 종교인들,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 상황을 돌아보고 산 자들의 몫을 다시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대화마당의 제안자로는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생명평화결사 김민해 목사,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정토회 법륜 스님, 성공회 교무원장 유시경 신부,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황도근 무위당학교 교장 등이 나섰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길을 걷다 아이들의 책가방에서 노란 리본을 만날 때면, 저 아이들이 살만한 세상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먼데 어른들이 벌써 지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며 “진실과 책임을 밝히고, 생명이 중시되는 사회를 일구는 것 모두가 우리 책임임을 다시 고민하고 나누자”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아무리 암담해도 희망을 잃지 말자”고 입을 모았다. 도법 스님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비극적인 일들은 그 동안 놓쳐왔던 일들을 돌아보게 하는 만큼, 상황이 비극적일수록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이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김동혁(단원고)군 아버지 김영래씨도 "아빠가 해주던 투박한 카레를 잘 먹던 착한 아이가 너무 그리워 마음이 아프지만, 2년 3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힘을 보태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낸다”고 했다.

내년 4월 3주기를 염두에 둔 제안도 이어졌다. ‘희미해지는 국민적 공감대를 다시 불러 일으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준비하자’, ‘이제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새롭게 길을 찾아 나갈 방안을 고민하자’ 등의 의견이 나왔다. 대화마당 측은 이날 나온 의견을 취합해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출범한 화쟁위원회는 대한불교 조계종 산하 분쟁 조정 기구로, 4대강 찬반 갈등, 밀양송전탑 사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조계사 은신 사태 등의 국면에서 갈등을 중재해왔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15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 보광당에서 열린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에 앞서 지리산종교연대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15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 보광당에서 열린 '세월호 희망의 길찾기 시민대화마당'에 앞서 지리산종교연대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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