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최… 주류 인사 초청 실패
트럼프 가족이 나서서 폭로 전략
“총기소유 허용” 방침에 치안 비상
펜스 부통령 후보 공식 발표
‘족벌’(族閥)과 ‘폭로’(暴露). 도널드 트럼프를 정식 대선후보로 추대하는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의 코드로 두 가지 화두가 거론되고 있다. 공화당 거물 정치인들이 비운 자리를 아내(멜라니아)ㆍ장남(도널드 주니어)ㆍ차남(에릭)ㆍ장녀(이반카)가 채우고, 트럼프를 띄우는 것보다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추문 등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격하는 내용이 전면에 포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18일부터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당초 우려대로 거물ㆍ유명인사 초청에 실패했다.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한 부시 가문과 밋 롬니, 존 매케인 등 공화당 주류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연예계 마당발 인맥을 동원해 트럼프가 공을 들인 유명 복싱 프로모터 돈 킹과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도 이날 공개된 전당대회 연설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초선 여성 상원의원인 조니 언스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최초의 여성 우주왕복선 선장을 지낸 에일린 콜린스 등이 이름을 올렸으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트럼프 캠프는 중량감 부족을 트럼프 가족이 직접 나서 자극적 폭로전술로 만회한다는 복안이다.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가 연사로 나서는 첫날에는 클린턴 전 장관 재임시절 리비아 벵가지에서 미국 외교관들이 숨진 사건에 대한 폭로가 예정되어 있고, 장남이 무대에 오르는 둘째 날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의 정점으로 트럼프가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나흘째에는 트럼프 캠프 내에서 막강한 위상을 구축한 장녀 이반카가 등장해 아버지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자극적인 전당대회를 준비할수록 행사 치안을 담당한 클리블랜드 경찰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후보를 저지하거나 보호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이들 사이에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기소유’를 옹호하는 공화당 전대 준비위원회 입장에 따라 행사장 주변 반경 2.73㎞안에서는 자유로운 총기소유가 허용된 상태다. 이에 따라 클리블랜드 경찰과 연방정부 관련기관들이 폭동 진압복 및 첨단장비를 확보하고 5만 여명의 외부 방문객이 몰리는 이번 행사의 치안 확보를 위해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한편 트럼프는 부통령 후보로 마이크 펜스(57) 인디애나 주지사를 15일 오전 공식 지명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펜스 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펜스 지명자의 공식 인터뷰는 16일 오전 11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펜스 지사 낙점 방침이 전날부터 미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서자 한때 ‘공식 발표를 연기하겠다’,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짐짓 뜸들이기에 나서기도 했다.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서는 부통령 후보의 깜짝 발표가 바람직한데 언론에 새어나가자 연막전술을 편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CNN은 “펜스 지사는 공화당 내에서 신망을 얻는 보수주의자라는 점에서 ‘좌충우돌’이미지의 트럼프에 안정감을 주는 인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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