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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향해 지그재그 2㎞ 폭주…“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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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향해 지그재그 2㎞ 폭주…“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

입력
2016.07.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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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새벽 프랑스 니스 프롬나드 데 장글레에서 트럭에 공격당한 희생자들이 천으로 덮여 있다. 니스=로이터 연합뉴스
15일 새벽 프랑스 니스 프롬나드 데 장글레에서 트럭에 공격당한 희생자들이 천으로 덮여 있다. 니스=로이터 연합뉴스
2016-07-15(한국일보)
2016-07-15(한국일보)

14일 프랑스 남부 해안 휴양도시 니스의 해변 거리를 메운 ‘바스티유의 날’ 축제 참가자들의 평화로운 저녁은 대형 트럭의 난입으로 산산조각 났다. 트럭 운전자는 군중을 향해 1.8㎞를 돌진한 후 총을 발사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8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가능한 한 더 많은 인명피해를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행된 테러였다. 범인이 제압된 후에도 니스 거리는 충격과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장 증언에 따르면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30분)쯤 대형 흰색 트럭이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ㆍ영국인의 산책로) 거리로 돌진해 프랑스 국경일인 바스티유의 날 기념 폭죽 행사 직후 거리로 나와 있던 군중을 덮쳤다. 트럭 운전자는 첫 피해자가 치인 후에도 오히려 가속도를 내며 약 1.8㎞ 거리를 폭주했다. 도망치는 보행자를 노려 지그재그로 운전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AFP통신 기자는 “흰색 대형트럭이 갑자기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사람들이 차에 치였고 잔해가 날아다녔다”고 증언했다. 당국자에 따르면 범인은 트럭을 멈춘 후 경찰에 사살되기 직전까지 소총으로 시민과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갑작스런 공격으로 군중은 큰 혼란에 빠져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니스의 한 술집에 앉아있던 목격자 영국인 윌 쇼어는 영국 BBC에 “비명이 들리더니 갑자기 100명 이상이 일시에 해변도로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증언했다. 현장 가까이에서 행사를 지켜보던 지역언론 니스-마탱(Nice-Matin)의 다미앙 알레망 기자의 증언은 더욱 처절하다. 그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비명소리를 들었다”며 “피로 물든 부상자들이 5m마다 한 명씩 쓰러져 있었는데 얼어붙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그에 따르면 해변 경비들이 다급히 사상자를 돕기 위해 움직였으나 손이 부족해 시체는 현장에서 천으로 덮어 수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인근 식당 주인은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고 전했다.

이날 축제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많이 참여했으며 어린이 희생자도 다수 발생했다. 소아과 전문 랑발 병원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사건으로 피해 입은 어린이 다수가 중대한 수술 중”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작가 이스말리 칼리디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몇몇 부모들은 자식들의 목숨만이라도 구하기 위해 울타리 너머로 아이를 던진 후 자신도 뒤따라 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운전자를 사살함으로써 공격 상황은 종료됐지만 여전히 니스는 혼란에 빠져 있다. 경찰은 공범이 등장해 후속 공격을 진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니스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부상자들은 거리 앞에 있는 네그레스코 호텔 로비에 마련된 임시 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상자 52명을 포함해 202명이 부상 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중 25명은 “집중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스 시민과 관광객들은 난리통에 잃어버린 가족과 일행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다. 트위터에는 이들을 돕기 위한 ‘니스 사람 찾기’계정이 개설됐다. 2015년 11월 파리 테러 때 나타났던 해시태그 ‘열린 문(#PorteOuverte)’도 재등장했다. 니스 시민들은 해시태그를 확인하고 거리를 헤매는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테러 여파로 15일 열릴 예정이었던 팝가수 리애나의 공연과 1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니스 재즈 페스티벌이 취소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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