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필 미켈슨(46ㆍ미국)이 제145회 디 오픈 골프대회에서 메이저 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우며 첫날부터 단독 선두로 나섰다.
미켈슨은 14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ㆍ7,06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뽑아내는 맹타를 휘둘렀다. 미켈슨의 8언더파 63타는 트룬 골프클럽의 새로운 코스레코드로 그는 역대 4대 메이저대회에서 63타를 친 26번째 선수가 됐다.
마르틴 카이머(32ㆍ독일), 패트릭 리드(26ㆍ미국)를 3타차(5언더파 66타)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오른 미켈슨은 “내 생애 최고의 라운드였다. 좋은 날씨를 충분히 이용했다”며 기뻐했다.
바람이 다소 불었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 첫 라운드를 시작한 미켈슨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순항했다. 10번홀(파4)과 14번홀(파3)에서 한 타씩을 줄인 미켈슨은 16번홀(파5)과 17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아 메이저대회 최소타 기록을 눈앞에 뒀다. 미켈슨은 18번홀(파4)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5m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노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볼은 홀을 살짝 훑고 지나가 미켈슨은 입맛을 다셨다. 버디 퍼트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지켜본 미켈슨의 캐디 짐 매케이는 그린에서 아쉽다는 뜻으로 벌렁 넘어져 갤러리의 웃음을 자아냈다.
46세의 미켈슨은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42승을 올린 미국을 대표하는 골퍼다. 2013년 디 오픈 우승자이기도 한 미켈슨은 최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부진을 일시에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한국남자골프의 영건 이수민(23ㆍCJ오쇼핑)도 첫날을 기분 좋게 마쳤다. 이수민은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12위에 올랐다. 지난 4월 유럽프로골프투어 선전 인터내셔널 우승으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이수민은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발판을 마련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열린 1라운드에서 이수민은 전반에 뒷바람이 부는 좋은 조건을 잘 이용했다. 4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신고한 이수민은 6번홀부터 9번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 9개홀에서만 4타를 줄였다. 16번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낸 이수민은 18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쳤지만 어프로치샷을 홀 1m에 붙인 뒤 파로 막았다.
한국남자 올림픽 대표팀의 안병훈(25ㆍCJ그룹)은 이글 1개,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적어내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와 함께 공동 35위에 자리했다.
안병훈은 4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0m 거리의 이글 퍼트에 성공하는 등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하지만 후반에는 2타를 잃는 바람에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안병훈은 방송 인터뷰에서 “후반 9개홀은 전장이 길고 맞바람이 불기 때문에 전반에 타수를 줄이고 후반에는 지키자는 전략으로 나섰다”며 “샷 감각도 좋아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4위이자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27ㆍ북아일랜드)는 2언더파 69타, 공동 2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29ㆍ호주)는 2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94위로 떨어졌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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