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검사 수수료가 15%(2,000∼4,000원) 가량 오른다. 또 서울 등에 등록된 차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와 배출가스 정밀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자동차종합검사 수수료도 약 5%(1,000∼4,000원) 인상된다.
교통안전공단은 정기검사와 종합검사 수수료를 다음 달 1일 자로 평균 6.7% 올린다고 15일 밝혔다. 작년 공단에서 정기검사를 받은 차량은 145만여대, 종합검사를 받은 차량은 164만1,000여대다. 민간업체 이용 차량을 포함한 전체 정기·종합검사 차량은 1,010만7,000대였다.
정기검사는 자동차의 구조·장치가 자동차안전기준 등이 규정한 대로 유지되는지와 배출가스·배기음·경적이 허용기준에 부합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승용차는 비사업용이면 출고 4년째부터 2년마다, 사업용이면 출고 2년째부터 1년마다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소형 승합·화물차는 출고 시점과 상관없이 1년, 대형 화물차는 차령이 2년 이하면 1년, 2년을 넘었으면 6개월마다 정기검사가 필요하다. 현재 정기검사 수수료는 차량이 ‘소형’에 해당하면 2만원이지만 다음 달부터는 15%(3,000원) 올라 2만3,000원이 된다.
배기량과 무관하게 경차가 아닌 승용차면 정기검사 시 소형으로 분류된다. 정기검사 수수료가 오른 것은 2002년 인상된 이후 14년 만이다.
종합검사는 정기검사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가스 정밀검사’, ‘특정경유자동차검사’를 통합한 것이다. 대상은 서울·부산·대구 등 대기환경규제지역이나 울산·천안·포항 등 인구가 50만이 넘는 일부 도시에 등록된 차령이 2∼4년을 넘은 차들이다. 서울·인천과 경기 24개 시 등 수도권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특정경유차도 배출가스 보증기간이 5년(차량중량이 3.5t 미만)이나 2년(차량중량이 3.5t 이상)을 넘었으면 종합검사를 받는다.
종합검사는 6개월(대형 화물차)∼2년(비사업용 승용차)마다 받아야 한다. 다만 종합검사를 받으면 정기검사는 받지 않아도 된다.
현재 종합검사 수수료는 차량이 소형에 해당하고 부하검사(차량이 정속주행하는 상태에서 배출가스를 측정)를 실시할 경우 5만1,000원이었으나 다음 달부터는 5만4,000원으로 5.9% 인상된다.
종합검사 수수료가 오르는 것은 종합검사가 도입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정기·종합검사 수수료가 원가의 70∼90% 수준에 그치는데다가 정기검사는 14년째, 종합검사는 도입 이후 수수료를 올리지 않아 그간의 물가상승률도 반영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소형에 해당하는 차량의 정기검사 원가는 인건비·경비·기술료·부가가치세 등을 합쳐 2만9,088원으로 수수료(2만원)가 원가의 69% 수준에 그친다.
같은 차종의 종합검사 원가는 5만7,751원이어서 원가의 10%가량은 수수료(5만1,000원)로 돌려받지 못하는 구조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정기검사 수수료가 마지막으로 인상됐던 2002년 78.177이었으나 작년은 109.81로 40.5% 올랐다.
하지만 낮은 원가보전율이나 물가상승 등을 고려해도 자동차검사 수수료를 올려 가뜩이나 힘든 국민의 부담을 가중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이 수수료를 올리면 자동차검사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업체들도 덩달아 수수료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검사 수수료는 공단이 민간업체보다 5천원에서 많게는 4만원가량 싸지만, 공단의 자동차검사소가 전국에 59개에 불과해 많은 차량소유자는 민간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자동차검사는 공단의 수익사업이어서 적자가 발생해도 정부로부터 보전 받지 못한다”면서도 “공단이 수수료를 올리면서 민간업체도 요금을 올려 받을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