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호 태풍 네파탁이 소멸되면서 맑은 하늘이 드러난 지난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개발현장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되면서 중장비와 인부들의 움직임은 한층 힘있어 보였다. 관광단지 한 가운데 자리잡은 롯데몰 동부산점엔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인근 해운대구에 사는 박희숙(54ㆍ여)씨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논과 밭이던 땅에 쇼핑몰과 골프장, 호텔 등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기장군 기장읍 시랑ㆍ대변리 일대 269만5,000㎡에 조성중인 체류형 관광지 오시리아관광단지가 서서히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시가 2020년까지 총 사업비 4조원을 들여 조성중인 이 곳은 도심형 레저, 테마파크, 비치, 레포츠의 4개 존으로 꾸며진다. 규모나 내용면에서 동남권을 대표할 관광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진입로와 고급 숙박시설 등이 완공됐거나 앞두고 있고, 주요 시설의 조성 일정도 순조롭게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최근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와 그룹 내 경영권 분쟁 탓에 추진이 불투명하다는 위기감이 돌았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영향이 없어 보인다”며 “컨소시엄 측과 구체적 사업 추진 계획 검토를 연내 마무리하고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월 3일 단지의 핵심시설인 테마파크 우선협약대상자로 선정된 GSㆍ롯데컨소시엄이 단지개발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1년 5개월간 미뤄오던 사업 참여를 최종 확정했다. 큰 산을 넘은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본격 개발에 앞서 같은 날 관광단지(종전 동부산관광단지)의 통합브랜드 명칭을 ‘오시리아’로 짓고, 선포식도 가졌다. ‘오시리아’는 관광단지가 위치한 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전설을 간직한 ‘오랑대’와 ‘시랑대’라는 지명 머리글자에다 나라 및 지역 사회를 나타내는 접미사 ‘이아(∼ia)’를 합성한 명칭으로, ‘부산으로 오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렵사리 대기업 컨소시엄의 사업참여가 확정된 테마파크는 오시리아관광단지의 핵심 집객시설이자 앵커시설로 3,70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매년 35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테마파크는 사업법인 설립과 용지임대 계약 절차를 거쳐 내년 착공, 2019년 문을 연다.
현재 오시리아관광단지는 부지 대부분이 매각됐다. 단지 내 총 34개 시설 중 투자가 확정된 시설만 22개(212만3,000㎡, 6,568억원)다. 지난해 5월 양해각서(MOU) 체결이 완료된 프랑스 센터팍스사의 투자예정 부지(36만7,000㎡, 1,998억원)가 순조롭게 팔린다면 총 28개(249만㎡, 8,566억원) 시설에 면적 대비 92%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두게 된다.
단지 내에는 이미 18홀 규모의 골프장이 완공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문을 연 국립부산과학관은 부산지역 아동들의 학습장으로, 2년 전 완공된 롯데몰 동부산점은 해운대 센텀시티와 울산을 잇는 동부산권 쇼핑 중심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형 상가인 판타지오스퀘어도 최근 준공돼 입점사들이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리조트 건설사업도 한창이다. 12월에는 관광단지 내 해변 7만5,000㎡에 최고급 휴양단지 ‘아난티펜트하우스’(204실 규모)와 ‘힐튼부산호텔’(306실 규모)이 완공된다. 또 태국의 유명 리조트 그룹이 참여하는 ‘아바니 테마텔’도 오는 9월 착공한다. 아바니 그룹은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고급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단지 내 골프장인 동부산골프앤리조트의 장내 빌리지인 ‘더캐슬 해운대비치’(70실 규모)도 지난 5월부터 본격 분양에 돌입했다.
또 골드시코리아 인베스트먼트가 짓는 아쿠아월드는 설계작업이 한창이다. 오시리아관광단지에 투자한 첫 외국인 투자기업 골드시코리아 인베스트먼트는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의 아시아 최초ㆍ최대 인공 라군(Lagoon)형 수족관을 조성키로 하고 내년 첫 삽을 뜨는데 테마파크, 롯데몰 동부산점과 함께 오시리아관광단지의 핵심 시설이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프랑스 센터팍스사가 단지부지 33만6,000㎡에 별장형 숙박시설 및 열대 워터파크시설을 포함한 유럽형 사계절 복합리조트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 2월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부산도시공사는 센터팍스사 측과 부지대금을 포함한 총 사업비, 추진 일정, 자금조달 방식 등 세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심의를 할 예정이다. 일정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엔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비리 사실이 드러나 추진이 중단됐던 푸드타운 조성사업도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부산도시공사 측은 한 차례 논란이 있었던 만큼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인프라 구축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단지 진입도로 및 해안관광도로와 부산울산고속도로 오시리아IC 등이 이미 개통했으며, 오는 11월 동해남부선 ‘오시리아역’이 신설되면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예정이다.
곽동원 부산도시공사 사장은 “오시리아관광단지는 해운대 및 송정해수욕장, 쇼핑과 컨벤션 등을 즐길 수 있는 센텀시티와도 아주 가깝고 울산과는 30분 거리”라며 “2019년까지 대다수 시설이 들어서면 연간 관광객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해 부산은 물론 울산, 경남을 문화ㆍ관광적으로 아우르는 동남권 최대 관광단지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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