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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직원 둔갑시켜 횡령, 메피아 비리 행각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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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직원 둔갑시켜 횡령, 메피아 비리 행각 드러났다

입력
2016.07.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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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은성PSD 임원 2명 불구속 입건

이사회, 의결 거쳐 눈감아 준 듯

직원 일부 다른 업체 근무 정황도

스크린도어 유지ㆍ보수업체인 은성PSD 임원들이 가족을 회사에 허위 등재한 뒤 수천만원의 급여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서울메트로 고위직 출신들로 지난 5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김모(19)군과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야 할 돈이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배를 불리는데 쓰인 것이다.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입찰 비리를 조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인과 자녀가 재직한 것처럼 속여 급여와 수주성과급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은성PSD 임원 A(62)씨와 B(6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딸이 2014년 7월부터 2년간 재직하면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와 관련한 문서를 번역했다고 속여 24회에 걸쳐 4,400여만원의 급여를 타냈다. 그는 지난해 5월 부인도 회사에 등록해 수주성과급 1,900여만원을 받았다. B씨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아들을 석 달간 재직한 것처럼 꾸며 급여 및 수주성과급 명목으로 1,282만원을 빼돌렸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횡령한 회삿돈을 개인 용도 등으로 사용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부인과 딸이 재택근무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A씨가 현금인출기로 딸의 계좌에서 직접 돈을 인출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잡혀 덜미가 잡혔다.

조사결과 A씨와 B씨의 비리 행각은 은성PSD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사진 전원이 서울메트로 전적자들로 구성돼 있어 두 사람의 횡령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은성PSD에 재직했다는 직원들 일부가 실제로 다른 업체에서 근무한 정황도 포착, 이름만 걸고 급여를 챙긴 경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횡령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임원들이 인건비를 허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은성PSD 측도 세금을 포탈해 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서울메트로가 일감 몰아주기를 넘어 메피아의 개인적 착복을 위해 사업비를 과다 지급한 셈”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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