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등 핵심 승부처 3곳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앞서
이메일 스캔들ㆍ흑백 갈등 등 영향
올 11월 미국 대선의 승부처로 꼽히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등 경합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지율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에 역전을 허용하는 등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양자대결을 앞둔 초반 판세가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3대 경합주에서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에게 모두 역전을 허용했다. 불기소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이용한 점이 부각된데다가 흑백 인종 갈등이 심화하면서 백인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퀴니피액대학이 6월30일~7월11일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3개 핵심 경합주에서 모두 트럼프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에서 47%대39%로 크게 이겼던 플로리다에서는 42%대39%로, 42%대41%로 우위였던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3%대41%로 뒤졌다. 40%대40%로 같았던 오하이오주에서도 41%대 41%로 트럼프와 같은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 등까지 포함시킨 3자대결 구도에서는 플로리다(트럼프 41%ㆍ클린턴 36%), 오하이오(37%ㆍ36%), 펜실베이니아(40%ㆍ36%) 모두에서 트럼프에 뒤졌다. 1960년 이래 미국 대선에서 3개 주 가운데 2곳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경우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지지율 반전을 클린턴 진영은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퀴니피액대학은 “클린턴 지지율의 하락 반전과 법무부의 이메일 불기소 결정 간에 명확한 연관은 알 수 없지만, 후보의 도덕성과 정직성에 대한 평가에서는 트럼프에게 뒤졌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의 공동 조사(5~10일)에서도 절대적인 지지율 수치는 차이가 났지만 클린턴 전 장관 지지율의 하락추세가 감지됐다. 펜실베니아에서 클린턴(45%) 전 장관이 트럼프(36%)를 9%포인트로 앞서고, 또 다른 경합주인 아이오와에서는 트럼프(39%)보다 3%포인트 높은 42%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오하이오에서는 각각 39%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마리스트대 리 미린고프 여론연구소장은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수사 결과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유권자 사이에서 비호감 정서가 높기 때문에 지지율이 추이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펜실베니아, 아이오와, 오하이오에서 두 후보에 대해 지지를 유보한 비율이 20%에 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서의 역전에도 불구, 주요 경합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판세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근소한 우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주요 기관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이 전국 지지율에서 평균 4.3%포인트 가량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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