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벌목 사진명소 조성, 에덴동산 주민출입 막는 등 구설수
대구 수성관광호텔이 뒤쪽 법이산 사진명소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객과 시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호텔과 사진명소 사이에 에덴동산을 조성해놓고 출입을 통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수성호텔은 법이산의 나무를 무단벌목까지 하면서 예산 1억5,000만원짜리 사진명소 조성에 공을 들인 터여서 등산로 역할도 겸하고 있는 에덴동산을 폐쇄한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이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 수성관광호텔 뒷편 등산로를 따라 5∼10분 거리의 능선에 면적 24.8㎡, 높이 4.3m 규모의 사진명소를 완공했다. 당초 수성구청은 2014년 10월 말 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같은해 12월 말까지 완공키로 했으나 호텔 측이 사진명소 아래 경사면의 나무 50여 그루를 무단 벌목, 산림법 위반으로 고발당하면서 공사가 늦어졌다.
수성구청은 호텔 측에 나무를 원상복구토록 ‘조림명령’을 내렸고, 호텔 측은 높이 2∼2.5m 정도의 왕벚나무 300그루를 심었다.
수성호텔 측은 또 지난해 5월 사진명소 주변 호텔소유 부지 4만6,000㎡에 왕벚나무와 매화, 백일홍, 산수유, 목련 등 15종의 나무 6,000여 그루를 심는 ‘에덴동산’ 조성공사에 착수했다. 호텔 측은 “대구에서 1곳만 선정된 사진명소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호텔 고객과 시민들을 위해 에덴동산을 재단장한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멧돼지와 고라니 등 동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에덴동산 주변에 철조망을 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만 출입을 막기로 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최근 24시간 에덴동산에 자물쇠를 잠그고 등산객과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 원성을 사고 있다.
등산객 서모(46ㆍ여)씨는 “호텔 측이 사진명소 조성하겠다고 나무를 무단벌목하고, 등산로를 축소시켜가며 에덴동산을 조성한 후 아무 설명없이 스스로 약속한 개방시간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에덴동산 간판도 떼내버린 것을 보면 주민과의 약속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호텔 측은 본관 뒤쪽 증축공사를 하고 있어 안전상 문제로 에덴동산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뒤쪽에서 에덴동산을 거쳐 사진명소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데, 주민들이 접근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아예 폐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텔 증축공사 구간 일부만 출입을 금지하고 다른 등산로는 개방하면 되는데도 불구, 에덴동산 전체를 폐쇄한 것은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법이산 사진명소는 2014년 6월 대구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선정, 국비 4,000만원과 대구시비 1억원, 수성구비 1,000만원 등 모두 1억5,000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됐고, 최대 수혜자는 수성호텔이다.
글ㆍ사진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