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의 수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14일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2년 전 ‘7ㆍ14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도왔던 전국 당원 1,500여명과 함께 한 만찬 행사장에서다. 여권에선 사실상의 대권 도전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김 전 대표의 인사말은 현실 진단, 권력구조 개편 방향, 자신이 지향하는 공동체 구상까지 포괄해 마치 대선 출사표를 연상시켰다. 김 전 대표는 “사회적 약자들의 쓰라린 좌절감에 대한민국은 분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격차 해소를 위해 공정한 경제ㆍ사회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한 사람만의 인치(人治)로는 대한민국을 운영할 수 없다”며 “제왕적 대통령 권력 체계를 여야간 연정할 수 있는 권력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발언의 백미는 마지막 대목이었다. 김 전 대표는 “잘 사는 사람은 배 터지게 살고, 못 사는 사람은 찢어지게 못사는 걸 가만히 두면 안 된다”며 “이제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저 김무성을 믿고 힘을 모아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전 대표의 말에 지지 당원들은 환호했다. 김 전 대표는 또 “낮은 자세로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자 배낭여행을 하며 전국 투어를 하겠다”며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민심 출정’ 의지도 밝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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