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40대 지적 장애인에게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은 혐의로 축산농 A(68)씨 부부를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청주에서 축사를 운영하는 A씨 부부는 2004년 소 매매업자로부터 소개받은 B(47)씨를 소 40여 마리를 키우는 축사에서 최근까지 일을 시켰지만 노임을 주지 않았다. B씨는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숙식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B씨에게 임금을 주지 않았지만 일을 강제로 시킨 적은 없다”고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B씨의 존재는 지난 11일 그가 비를 피하기 위해 축사 인근의 한 공장 건물로 들어갔다가 경비업체에 발견되는 바람에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를 A씨 부부에게 인계하는 과정에서 B씨가 불안해하는 것을 이상히 여기고 탐문수사를 통해 무임금 노역 정황을 포착했다. B씨를 처음 발견한 오창지구대 관계자는 “B씨는 시골농부 차림이었고 몸에 폭행을 당한 흔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정신지체 2급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20여 년 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있는 집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주민등록상에는 현재 어머니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부부가 B씨에게 강제 노역을 시켰는지 조사를 벌여 사실로 드러나면 근로기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간단한 의사 소통이 가능하지만 노동과 임금 개념은 알지 못한다”며 “현재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고 대인기피증까지 보여 하루 이틀 안정을 취하도록 한 뒤 사회복지사 입회 하에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