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귀열 영어] Global Accents and Trends(발음의 추이)

입력
2016.07.14 17:21
0 0

단어 Idea에 r음을 섞어 ‘아이디얼’과 같이 발음하는 미국인이 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당신 남부 출신인가’라며 조롱한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원어민들 사이에서 이런 ‘r음 삽입’은 혀 짧은 발성만큼이나 ‘무지하게’ 들린다. ‘Wash your hands’라고 말할 때도 Warsh와 같이, 본래 발음에 r음 발성을 덧붙이게 되면 교육 수준이 낮아 보인다고 한다. Boston 주변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I parked my car in the yard’처럼 r이 많이 포함된 문장을 쓴다고 가정해보자. R 발성이 거의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 지역은 r 발음이 모두 생략되는 특징이 있는데, 지금의 영국보다 생략이 더 심하다.

원어민의 이 같은 발음 오류는 외국인이 발음을 잘 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긴다. 어느 50대 미국인 교수는 ‘egalitarian’(평등주의의)을 ‘이갤-러테리언’ 대신 ‘에글러테리안’으로 잘못 발음한 일도 있다. 단어 Garage는 그야말로 나라마다, 또 지역마다 발음이 천차만별이다. ‘거라~쥐’가 있고 ‘개뤼쥐’가 있는가 하면 ‘그레이쥐’도 있다. 또 다른 예를 보면 cot-caught 이나 merry-marry를 구분하지 못하는 원어민도 많은데 모두 모음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팩스가 처음 나왔을 때 facsimile(팩지멀리)를 ‘페이시 스마일’로 발음하던 원어민도 있었고 spaghetti를 pasghetti처럼 음절이 꼬이게 발음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발성은 우리말의 ‘짜장면’을 ‘장면’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스꽝스런 일이다. ‘New York bagel’이라는 어구에서 ‘bagel'은 ‘배글’이냐 ‘베이글’이냐 논란이 있었지만 결론은 ‘베이글’이다. 어느 New Zealand인은 bear-beer, here-hair, where-wear의 발음을 구분하지 못했다가 미국에 온 뒤에 유사 발음의 정확성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사투리나 특정 영어에서는 ‘둘 다 옳은데 다르게 정착한 발음’도 있다. ‘차고’(garage)의 global 발음을 들어보면 미국, 영국 모두 ‘거라~쥐’가 표준인 것과 별개로 ‘개뤼지’라는 발음도 상당히 많이 쓰인다. 이런 경우엔 발음의 배경을 참조하여 ‘보편적’ 발음을 따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거라쥐’라고 하면 된다. Donkey를 놓고 ‘덩키’냐 ‘당키’냐는 질문이 나오고 monkey도 ‘멍키’냐 ‘망키’냐 논란이 생기며 tomato도 ‘토마-토’냐 ‘토메이토’냐 의견이 분분하다.

지역이나 시대에 따라 발음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trend다. Schedule의 발음을 영국에서는 줄곧 ‘쉐줄’로 하다가 지금은 영국인의 32% 이상이 미국 발음 ‘스케줄’로 하고 있다. 그리고 advertisement(광고) 발음도 과거의 영국식 ‘애드버리즈먼트’에서 미국식 ‘애드버 타이즈먼트’로 변하고 있으며 neither발음은 ‘니이더’와 ‘나이더’가 고루 쓰이고 있다. 원어민의 지역적 발음보다는 accent의 global trend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