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마침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에 올라탔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채권단이 내건 조건을 모두 완수해 약 4개월에 걸친 구조조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14일 세계 1, 2위 선사 머스크와 MSC로 이뤄진 2M과 공동운항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세부 협상과 경유국 승인 절차 등을 거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내년 4월부터 공동운항을 시작한다.
당초 현대상선은 현재 가입돼 있는 해운동맹인 ‘G6’ 회원사들이 주도해 새로 구성한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했지만 일부 회원사들의 미지근한 태도로 합류가 불투명했다. 이에 2M 가입으로 방향을 틀었고, 결국 세계 최대 선사들과 동맹을 맺는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지난 3월말 채권단 공동관리(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에겐 용선료와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 등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이 제시됐었다. 이 가운데 앞으로 3년 6개월간 내야 할 용선료 2조5,300억원 중 5,300억원(21%)은 출자전환 하거나 2022년 이후 지급하기로 조정했고,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채무도 줄였다. 이어 마지막 난관이었던 해운동맹 가입에도 성공해 현대상선은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채권단ㆍ해외 선주ㆍ사채권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2조4,892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에 돌입한 상태다. 15일 대주주 감자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18~19일 유상증자 청약, 다음달 5일 신주 상장이 끝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약 40%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된다. 40년만에 현대상선을 떠나 보낸 현대그룹은 중견기업으로 규모가 축소된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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