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홍/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부임 후 4경기 만에 힘겹게 거둔 승부차기 승리였지만 황선홍(48ㆍFC서울) 감독의 표정은 밝지만은 못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전남 드래곤즈와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 12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맞은 승부차기에서 4-3로 이겼다.
공식 기록상 무승부였지만 이날 황 감독은 서울 지휘봉을 잡은 지 4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를 맛봤다. 서울도 3년 연속 FA컵 결승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경기 내용상으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120분 내내 답답한 공방만 벌였다. 경기 후 황 감독의 입에서 기쁨보다 한숨이 더 많이 섞여 나온 까닭이다. 황 감독은 "상당히 어려운 경기였다"며 "단판승부는 결과가 중요해 만족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록 승부차기 승리지만 어쨌든 첫 승이라고 하자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역시 축구는 어렵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팀도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 계속해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보완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을 만큼 황 감독 스스로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던 걸 부인 못했다.
결국 핵심은 큰 틀에서의 전술 운용 부분이다. 황 감독은 "경기력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용수(43ㆍ장쑤 쑤닝) 감독 시절 활용한 3-5-2 포메이션의 공격 루트가 많이 읽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하려니 선수들도 어려움을 겪는다. 어렵지만 빠른 시간 내에 극복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겠다. 충분히 일어날 만한 시나리오들이라고 예상했었다. 조금 더 끈끈하게 경기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에 대해선 "공격보다는 미드필드 구성이나 디펜스 부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은 군입대한 신진호(28)와 부상당한 주세종(26)ㆍ고요한(28)의 공백을 절감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부상에서 회복한 주세종이 팀 훈련에 합류해 조만간 실전 경기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수비진은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 곽태휘(35)가 영입돼 황 감독 특유의 포백을 사용할 여건을 마련했다. 이 경우 주장 오스마르(28)가 중원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미드필드 구성도 어느 정도 돌파구가 열린다는 복안이다. 오른쪽 발을 다친 이석현(26)의 훈련 재개도 황 감독이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주로 교체 멤버로 나섰던 이석현이지만 신진호가 맡았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이다.
황 감독은 오는 17일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다시 한 번 진정한 데뷔 첫 승에 도전하게 된다. 상대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다. 부임 후 리그 3경기 1무 2패의 부진을 끊기 위한 준비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황 감독은 "며칠 전부터 인천 경기를 분석하는 중"이라며 "다만 연장 안 가길 바랐는데 연장을 가서 체력적인 문제가 생겼다. 로테이션을 하든지 그날 선수들 컨디션을 봐서 멤버를 짜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여전히 희망을 얘기한다. 그는 "전술적인 변화와 요구는 새로움이 아닌 익숙함의 문제"라면서 "얘기를 하면 선수들이 많이 받아들이려고 한다. 박주영(31)이 측면에서도 뛰는 등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고 저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 한 사람의 힘보단 다 같이 노력해야 찾을 수 있다.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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