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척스카이돔. /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2016 프로야구가 14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올해 10개 팀의 전력이 평준화 됐다는 평가와 달리 전반기는 양극화된 순위 싸움이 펼쳐졌다. 특히 5강 및 탈꼴찌를 위한 다툼이 치열했다. 볼거리도 풍성했다. 두산 마이클 보우덴(30)은 지난달 30일 NC전에서 역대 최다 투구(139개) 노히트노런을 작성했다. 롯데는 6월 마지막 3연전(28~30일)에서 '구도'를 들끓게 했다. 삼성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 문규현(33)의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이다. 또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둔 넥센의 중고신인 신재영(27), 보상선수 최다 홈런(19개)을 기록 중인 SK 최승준(28)까지 새로운 히트상품도 등장했다.
◇반전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다. 주축 선수들의 전력 이탈에도 삼성이 5강 후보로 꼽힌 이유다. 그러나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예상보다 빨리 추락했다. 순위표 밑에 머물러 있다가 지난 10일 한화전에서 6-10으로 패한 뒤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10위라는 어색한 순위는 팀 창단 후 처음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윤성환, 안지만의 원정 도박 혐의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외국인 농사 실패, 타선의 핵심 구자욱의 부상 이탈 등 삼성은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팀 전체 연봉(신인ㆍ외국인 제외) 102억원으로 전체 1위인 한화도 투자 대비 쑥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개막 전 대다수 전문가들에게 우승 후보로 지목 받았지만 13일 현재 33승4무44패로 8위에 처져 있다. 그나마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탄 덕분에 10위 자리를 kt, 삼성에게 넘겨줬다. 시즌 중에는 김성근 감독이 허리 수술로 팀을 비우는 일까지 발생했다.
반면 압도적인 꼴찌 후보였던 넥센은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박병호(미네소타), 앤디 밴헤켄(세이부)의 해외 진출로 투타 간판을 잃었지만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염경엽 감독의 약속대로 당당히 상위권에 자리했다. 선발 신재영-중간 이보근-마무리 김세현이 각자 위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고, 타선에서는 고종욱과 김하성의 성장이 반가웠다. 정우람(한화)-윤길현(롯데)-정상호(LG)까지 내부 FA(프리에이전트) 단속에 실패했던 SK도 5강 후보에서 빠졌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팀 홈런 1위(109개) 대포 군단으로 변신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고투저
올해도 여전히 타고투저 현상이다. 외국인 타자가 들어온 2014년 정점을 찍은 이후 2015년 가라앉는 듯 했지만 올해 다시 심화됐다. 리그 평균 타율은 0.288, 평균자책점은 5.14에 달한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14년(0.289, 5.21)과 큰 차이가 없다. 또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현재까지 36명으로 똑같고,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도 실종됐다. 지난해에는 KIA 양현종(2.44)이 자존심을 지켰지만 올해 평균자책점 1위 더스틴 니퍼트의 기록은 3.26이다. 2014년 1위 릭 밴덴헐크(전 삼성)의 3.18보다 높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속적인 타고투저 현상에 대해 "스트라이크 존이 예전보다 좁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심판들의 콜이) 깐깐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요즘 타자들은 3B이나 3B-1S 등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웬만하면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친다. 그러니까 투수들이 버텨내질 못한다"고 덧붙였다. 타자들의 기량 향상에 비해 투수들의 성장 속도가 더딘 탓에 양상문 LG 감독은 "마운드 높이를 높이거나, 공인구 반발계수를 줄이는 등 외부적인 조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흥행
'홈런왕' 박병호도 없고, '타격 기계' 김현수(볼티모어)도 없다. 특A급 스타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프로야구 흥행 전선에 차질이 생길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13일까지 총 405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총 관중 수는 484만1,001명이다. 경기당 평균 1만1,953명이 찾는 추세라면 720경기를 모두 치를 때 사상 첫 800만 관중 돌파는 물론 산술적으로 860만6,196명까지 가능하다. 종전 최다 관중 기록은 지난해의 736만530명이다.
누가 뭐래도 흥행 일등공신은 단연 올해 첫 선을 보인 고척 스카이돔과 삼성라이온즈파크다. 대구시민구장을 떠나 라이온즈파크에 새 둥지를 튼 삼성은 벌써 홈 경기 누적 관중 56만985명으로 지난해 기록(52만4,971명)을 넘어섰다. 또 목동구장 대신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을 안방으로 쓰는 넥센은 총 48만1,001명을 동원했다. 홈 경기 평균 관중은 1만689명으로 지난해 누적 관중(51만 802명)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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