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만 빌려주는 방식으로 메신저피싱 사기조직에 가담했다가 피해자의 돈이 입금되자 이를 중간에서 가로채려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메신저피싱은 보이스피싱의 일종으로 메신저를 통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행각이다.
부산 부산진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는 13일 사기 등의 혐의로 이모(22)씨와 김모(20)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모(18)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메신저피싱 사기조직은 지난달 15일 한 온라인 메신저를 해킹해 지인을 가장, A(34ㆍ여)씨에게 접근했고 “요즘 힘들어서 그러니 돈을 빌려달라”고 해 이튿날 590만원을 이씨의 통장으로 입금 받았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가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며 메신저피싱 사기조직은 현금인출에 실패했다.
이씨 등은 메신저피싱 사기조직이 피해자 현금인출에 실패하자,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부산진구의 한 은행에서 A씨를 만나 “나도 대출을 받으려다가 통장을 도용 당한 피해자인데 지급정지를 풀어주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꾀었다. A씨가 지급정지를 풀어주자 이씨가 인근 다른 은행에 있던 김씨에게 문자메시지로 신호를 보냈고, 김씨가 ATM기의 현금인출 한도액인 200만원을 빼냈다. 이씨는 “체크카드를 잘못 가져왔다”며 A씨로부터 달아나려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통신추적 끝에 김씨 등을 검거하는 한편 메신저피싱 사기조직 일당을 뒤쫓고 있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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