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총선 이후 세종 정치권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야가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이 시당위원장을 낙점하고 당 정비에 속도를 내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고지역으로 분류되는 등 갈지자 걸음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새누리 세종시당은 단독 후보로 나선 한 박종준 전 청와대 경호실 차장을 시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4ㆍ13 총선에서 새누리 후보로 출마해 무소속 이해찬 후보와 접전을 벌였지만 석패했다. 박 위원장은 중앙당 최고위원회(현 비대위)의 의결을 거쳐 공식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당의 혁신과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4년 후 21대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새누리 세종시당은 김정환 이화라이온스 회장(현 새누리당 전국위원)과 강천석 세종시 세팍타크로협회장, 김광운 가온개발 대표(전 새누리당 청년전국위원) 등 3명을 지역대표 전국위원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새누리 시당은 지역 정비를 마치고, 총선 패배로 가라앉은 당 분위기 쇄신에 시동을 걸 참이다.
조직 개편을 마친 새누리와 달리 더민주 세종시당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더민주 중앙당으로부터 사고지역으로 분류돼 사실상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문흥수 전 위원장이 단독으로 위원장 직에 도전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더민주 중앙당이 조만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임명하면 시당에서 개편대회를 거쳐 새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공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세종시당은 시의원들의 일탈 행위도 제어하지 못했다. 시의회 다수당인 더민주 소속 고준일 의원이 새누리의 몰표를 받아 의장에 당선됐다. 또 더민주 소속으로 전반기 의장을 지낸 임상전 의원은 새누리로 당적을 옮기는 등 내홍이 심각했지만 어떤 대응도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의회 파행이 10여일 간 이어지며 더민주는 지역민들의 눈총만 받았다.
무너진 더민주의 재건은 이해찬 의원의 복당 여부에 달려 있다. 더민주 세종시당은 중앙당이 사고지역위원회 직무대행 임명 과정에서 이해찬 의원과 협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을 지지하며 당을 떠났던 당직자는 물론, 징계를 받은 시의원들이 자연스럽게 당에 복귀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더민주 당헌 당규 상 탈당 1년 이내에는 복당할 수 없지만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와 당무회의 의결을 거치면 가능하다.
지역정치권의 한 인사는 “총선에선 새누리가 졌는데 정작 후유증은 더민주가 더 큰 것 같다”며 “내부 갈등과 문제를 빨리 바로잡지 않으면 부정적 여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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