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희 구청장 기자회견 열어
“하루 6만대 이용하는 요충지
폐쇄 이후 대책부터 내놔라”
서울시 “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최적의 대안 마련할 것”
철회 요구는 수용 안 해
잠실종합운동장 개발 계획에 따른 탄천나들목(탄천IC) 폐쇄를 놓고 서울시와 송파구가 극한 갈등을 빚고 있다. 송파구는 탄천나들목 폐쇄가 송파대로 등 잠실 일대의 교통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탄천나들목 폐쇄를 전제로 한 교통 대책을 수립중이어서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1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천나들목은 하루 약 5만7,000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교통 요충지”라면서 “폐쇄 이후 교통량 처리를 위한 대책이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폐쇄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을 국제 비즈니스 교류를 위한 글로벌 마이스 거점으로 만든다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수변 공간 조성을 위해 탄천나들목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박 구청장은 “송파의 교통남북축이라 불리는 송파대로와 탄천동측도로 사이에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문정도시개발사업, 동남권유통단지 개발사업과 주변 위례신도시까지 대규모 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모두 탄천동측도로 확장을 전제로 교통처리대책이 수립된 상태”라며 “탄천나들목을 폐쇄하면 지금도 잠실대교 남단에서부터 시작되는 심각한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송파대로에 교통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박 구청장은 시가 제시한 대안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서울시가 신천나들목에 기능을 부담하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교통의 동선을 주거지역 내부로 유입시켜 주거 지역의 환경을 침해하고 효율을 떨어뜨린다”며 “현재 서울시에서 검토 중인 네 방향 중 두 방향을 폐쇄하는 계획안 역시 동남권의 교통처리를 위한 탄천동측도로의 확장 계획에 대한 대비가 전무한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는 박 구청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곧바로 입장을 내놨다. 시는 송파구의 반발에 대해 “탄천나들목 폐쇄시 송파 일대 교통이 혼잡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서울시도 알고 있다”면서도 “오랜 기간 전문가들과 함께 교통처리 방안을 논의해온 만큼 송파구의 불만을 수렴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개선대책의 기본방향은 대중교통과 보행ㆍ자전거 중심의 교통체계를 조성하고, 통과 교통과 접근교통을 분리해 혼잡을 최소화하며, 기존 도로구조를 효율화해 처리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또 “영동대로 지하공간에 광역철도 및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환승센터를 조성하고 영동대로와 테헤란로~올림픽로로 이어지는 버스중앙차로제를 도입하며, 탄천복합보행교 설치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와 올림픽대로간 연결체계를 개편하고, 올림픽대로를 일부 지하화하고, 탄천나들목 등 올림픽대로의 진출입체계를 개선하는 방안 등 교통개선대책을 마련, 심의중이다. 시 관계자는 “법적인 절차에 따라 교통영향평가를 해서 결과에 따라 이달 중 완전폐쇄ㆍ부분폐쇄ㆍ존치 등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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