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는 예술적 교감을 나누던 소녀일까? 아니면 연인이었을까?”
‘갤러리 봄’의 백영주(52) 관장은 최근 출간한 ‘세상을 읽어내는 화가들의 수다(어문학사)’를 통해 이런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이를 통해 어렵고 지루할 법한 예술 작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기심과 재미를 이끌어낸다.
백 관장은 지역 일간지 인터넷판에 기고한 ‘명화살롱’을 엮어 이 책을 출간했다. 296쪽 분량의 이 책에는 15~18세기 화가들의 작품 설명과 뒷이야기 등 45편이 담겨 있다. 어려운 미학적 용어는 빼고, 편안하게 대화하듯 풀어 썼다. 그는 오는 19일 자신의 갤러리에서 이 책의 출판기념회도 갖는다.
백 관장은 책을 통해 “예술은 부자들만의 것이다”라는 인식을 깨고, “예술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예술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명화는 돈 많은 사람들의 고상한 취미 정도로 생각되는데 사실은 우리 일상 생활 그 자체라는 걸 이해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명작에 숨겨진 이야기로 인생을 배우다’로 정했다.
백 관장은 이런 생각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폐 취수장을 갤러리로 변모시켜 사람들에게 예술을 보다 가까이 다가서도록 했다. 이 곳에서 원하면 누구나 참여해 그림과 음악, 생활 속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대화할 수 있는 모임을 매주 열고 있다.
백 관장은 산업디자인과 조형예술, 예술 역사 등을 공부한 뒤 ‘문턱 낮은 미술관을 만들자’는 생각에 갤러리 봄을 열었다. 이 곳은 미술 강좌와 체험이 열리는 등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소중한 사랑방이 됐다.
백 관장은 한국영상대와 대전시민대학 교수 등 교육 활동은 물론, 충남도 희망마을 가꾸기 자문위원,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 등 왕성한 사회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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